'영업통' 신임행장 내정
은행 간 리딩뱅크 경쟁 치열 전망

(왼쪽부터)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왼쪽부터)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국내 4대 시중은행장들이 을사년 새해를 맞아 일제히 신년사를 발표했다. 올해 4대 시중은행 중 3곳이 신임 행장을 맞아 새로운 한해를 시작해 신년사에 담긴 키워드에 관심이 집중됐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 수장들은 신년사·취임사에서 본업 혁신과 신뢰 회복을 내세우며 임직원들에게 격려 메시지를 전했다. 

이환주 KB국민은행 행장은 취임사에서 "첫 출근길에 신뢰란 말을 다섯 번이나 강조한 바 있다"며 "30여 년간 신뢰를 바탕으로 한 동행만큼 강하고 소중한 것이 없다는 것을 경험했고 실천하려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신뢰, 비즈니스 재정의, 목적에 따른 최적의 수단 실행, 조화와 균형 등 4가지 전략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단순히 금융상품을 파는 은행을 넘어 고객과 사회에 신뢰를 파는 은행이 돼야 한다"며 "엄격한 윤리의식에 기반한 정도영업으로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고객이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임기를 맞은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경영 키워드로 '본업의 혁신으로 미래를 향해 성장하는 견고한 은행'을 제시했다.

정 행장은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은 계속 높아지고 있고 고객 확보를 위한 은행간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며 "올해는 본업의 혁신과 미래를 향한 도전에 집중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견고한 체질을 확보하는 데 모든 자원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틀을 깨는 본업의 가치 혁신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한 미래 준비 ▲내실 있는 성장을 뒷받침할 견고한 체질 구축 등을 경영 전략으로 제시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지난달 31일 취임 일성으로 '신뢰 회복'을 꼽았다.

그는 "진짜 내부통제가 돼야만 신뢰가 두터워질 수 있다"며 "직원들이 불필요한 업무는 줄이고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시간과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시스템과 업무프로세스를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행장은 고객 중심의 사고방식과 국가 차원의 실물경제 지원도 약속했다.

"고객과의 상생이야말로 은행의 존재 이유"라며 "자금을 원활하게 융통하는 것이 국가발전의 근본이란 우리은행 창립 이념에 따라 정부 금융정책에 발맞춰 실물경제 지원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손님 중심 영업문화 DNA'를 강조하며 리딩뱅크를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이 행장은 "은행장이 현장 속으로 직접 뛰어드는 솔선수범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3대 핵심 전략으로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손님기반 확대 ▲안정적 수익기반 구축을 위한 사업모델 혁신 ▲손님 중심의 기업문화 재정립 등을 제시했다.

4대 시중은행의 신년사는 각각의 차별화된 전략을 담았지만 본업 혁신과 신뢰 회복이라 공통된 목표를 제시헀다. 2025년 을사년이 어느 때보다 도전적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영업에 힘쓰면서도 제대로된 내부통제를 통해 대규모 금융 사고 발생은 최대한 막겠단 취지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직 쇄신과 영업 강화를 통해 새로운 생존전략을 모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업계 안팎에서 주요 시중은행 신임 수장들이 모두 ‘영업통’이란 점에 주목했다. 내부통제와 비상계엄 사태 이후 불안정한 경제 상황까지 당면 과제로 맞닥뜨린 가운데 리빙뱅크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국이나 은행연합회에서 민생 금융 지원 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상생 노력에 대한 요구도 커질 것"이라며 "불안정한 정세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소상공인·취약계층 지원뿐만 아니라 기업지원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리스크관리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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