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연구기관, 올해 집값 강보합 전망
지방은 준공 후 미분양 증가 추세···양극화 심화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전경 / 사진=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전경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올해 주택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관망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도권 집값은 강보합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공급물량 부족에 금리 인하가 맞물려서다. 다만 지역별 편차는 클 것으로 보인다. 수요가 몰리는 수도권은 강세를 보이지만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이 증가 추세인 지방은 하락이 점쳐지는 만큼 주택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새해 수도권 주택가격이 공급부족, 금리인하, 수도권 수요 쏠림 등의 영향을 받으며 1% 상승하는 강보합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도 마찬가지로 수도권 주택가격이 지난해 대비 1%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산업연구원도 올해 주택시장 전망에서 3~4월까지는 약세를 보이다가 중반 이후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면서 연간 기준으로 서울 1.7% 상승, 수도권 0.8% 상승을 전망했다. 하나금융연구소도 똘똘한 한 채가 있는 수도권으로 매수세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 매매가격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을 예측했다.

이들 연구기관이 수도권의 아파트값 상승을 예상한 배경은 공급부족에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부터 줄곧 5년간 주택 수요량에 비해 공급이 부족했고 이미 지난해까지의 공급부족 누적치가 86만가구 규모에 이른다. 올해는 그 규모가 90만채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158개 사업장에서 총 14만6130가구가 분양될 예정인데, 이는 부동산R114가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후 분양 규모가 가장 적었던 2010년(17만2670가구)의 최저치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가격 급등세로 인한 피로감은 있지만 주택수요는 서울 중심으로의 집중이 심화되고 있고 경기권 입주물량도 작년보다 4만가구 줄어 올해도 수도권은 강보합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지방 주택시장의 흐름은 수도권과 다른 만큼 주택 매수를 신중히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흘 전인 지난해 12월 말 국토부 자료를 보면 지방에는 다 짓고도 주인을 찾지 못한 새아파트가 16개월째 늘고있는 영향이다. 이 같은 준공 후 미분양은 건설업계와 지방 부동산 시장의 돈맥경화를 부추기는 악성으로 불린다.

실제 앞서 언급한 다수의 연구기관에서도 수도권은 강보합이나 상승을 예측한 반면, 지방은 일제히 하락을 예상했다. 지방의 집값에 대해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 하락을, 주택산업연구원은 1.4% 하락을 내다봤다.

업계에선 대출규제 강화는 고가주택 보다 지방 주택시장에 더 큰 타격을 줬다며, 매수심리가 더 얼어붙어 미분양이 이어지고 있는 등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과 수도권 인기지역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는 지역 양극화는 작년 못지않게 두드러질 수 있지만,  지방의 경우 핵심 수요층인 젊은 인구의 이탈, 지역경제 위축이 겹쳐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지방 주택시장도 숨통이 트이겠지만 지방의 부동산시장 침체는 구조적 문제로 수도권과는 다른 탈동조화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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