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43.9% 증가한 1419억 달러···자동차도 2년 연속 700억 달러대 유지
최대 시장 중국 수출 6.6% 증가···대미 수출도 1279억 달러 사상 최고
[시사저널e=이상구 기자] 경기 침체와 계엄 사태 등 불확실성 속에서도 한국의 지난해 수출이 역대 최대인 6838억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수출이 1419억 달러로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전체 증가를 주도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4년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2024년 수출액은 전년에 비해 8.2% 증가한 6838억 달러로 기존 역대 최대 규모이던 2022년 6836억 달러를 초과했다. 정부는 지난해 초 7000억 달러의 수출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목표치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지만 상당 부분 근접한 것으로 평가된다. 연간 수출 증감률은 2021년 25.7%, 2022년 6.1%, 2023년 –7.5로 하향세를 보이다가 2024년 반등했다.
15대 주요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은 43.9% 증가한 1419억달러로 최대 기록이던 2022년 1292억 달러를 웃돌았다. 산업부는 지난해 4분기 들어 범용 메모리 가격 하락에도 DDR5와 고대역폭 메모리 등 고부가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반도체 분기별 월평균 수출액은 1분기 103억 달러, 2분기 116억 달러, 3분기 122억 달러, 4분기 132억 달러를 기록했다.
자동차 수출은 전년과 유사한 708억 달러를 기록, 2년 연속 700억 달러 이상을 유지했다. 선박은 LNG 운반선, 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 선박이 본격 수출되면서 18% 증가한 256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밖에 석유화학(5.0%), 디스플레이(0.9%), 무선통신기기(11.2%), 바이오헬스(13.1%), 컴퓨터(76.7%) 수출도 늘었다. 반면 이차전지(-16.5%), 철강(-5.4%), 일반기계(-4.1%), 섬유(-4.0%), 석유제품(-3.3%) 등은 하락했다. 15대 품목에는 들지 않지만 농수산식품(7.6%, 117억 달러), 화장품(20.6%, 102억 달러)은 처음으로 수출액이 100억 달러를 돌파해 최대 기록을 썼다.
최대 시장인 중국은 3대 수출품인 반도체, 석유화학, 무선통신기기 수출이 모두 호조세를 보인 가운데 전년보다 6.6% 증가한 1330억 달러를 기록했다. 대미 수출은 전년보다 10.5% 증가한 1278억 달러로 7년 연속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산업부는 자동차와 일반기계 중심 수출 호조 속에서 미국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와 연계된 반도체 수출이 대미 수출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했다.
2024년 한국 수입액은 전년보다 1.6% 감소한 6320억 달러다.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 안정화에 따라 에너지 수입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이에 따른 지난해 한국 무역수지는 518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 697억 달러 흑자 이후 최대 규모 흑자다. 무역수지는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478억 달러, 103억 달러 적자를 봤다가 지난해 3년 만에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