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적용되는 강남권만 나홀로 분양 불패
고분양가에 안전마진 불확실 사업장은 계약자 찾아 2차‧3차 공급도

서울 노원구 역대 최고분양가 기록을 쓴 서울원 아이파크 투시도
서울 노원구 역대 최고분양가 기록을 쓴 서울원 아이파크 투시도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대출 규제와 탄핵 정국 지속으로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이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청약시장의 열기도 한풀 꺾였다. 업계에서는 원자잿값 상승으로 인근 시세와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더 높은 가격으로 분양가가 책정된 단지들의 경우 미분양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도 안양에서 분양한 평촌자이 퍼스니티는 내년 초 잔여세대를 털어내기 위해 세 번째 공식적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이 단지는 지난달 말 일반분양 1순위 청약을 진행할 당시만 하더라도 평균 청약경쟁률이 13.1대 1이었다. 그러나 정당계약에 예비당첨자 계약까지 진행했음에도 일반분양 총 570가구 중 미계약 물량이 111가구가 남으며 초기 계약율은 81%에 그쳤다.

이에 무순위 분양공고를 냈고 이후 지난 주말인 28일 진행된 무순위 예비당첨자에까지 계약을 진행했지만 이번에도 잔여세대를 소진하지 못했다. 이에 공급 주체 측은 내년 초 선착순 모집공고를 내고 잔여세대에 대해선 계약자가 동호수를 선택하도록 한다는 예정이다.

지난달 분양한 서울 노원구 서울원 아이파크에서도 내년 초 줍줍 물량이 풀릴 것으로 보인다. 이 단지는 약 3000세대 규모의 주거와 웰니스 레지던스, 쇼핑몰과 스트리트몰, 프라임오피스, 글로벌 라이프 스타일 호텔 등이 결합한 복합공간이자, 미래형 융합타운으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1순위에서는 1414가구 모집에 2만1219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14.9대 1을 기록했다.

그러나 인근 시세보다 높은 분양가에 당첨자들의 계약 포기가 늘어나면서 결국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예비입주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진행했다. 예비입주자 추첨은 예비 순번을 받은 수요자 대상으로 청약에 당첨된 후 계약을 포기하거나 부적격으로 당첨이 취소된 물량에 대한 계약 여부를 묻는 절차다. 이렇게 예비당첨자에까지 기회가 돌아갔지만 일부 중대형 평형에서는 주인을 찾지 못한 잔여세대로 인해 내년 초 줍줍으로 공급될 게 예상되는 상황이다.

서울원 아이파크와 함께 올해 서울 동북권 마지막 청약 대어로 손꼽히며 이달 분양에 나선 서울 중랑구 더샵 퍼스트월드는 이달 중순 진행한 특별공급에서 미달이 났다. 옛 상봉터미널을 재개발해 조성되는 더샵 퍼스트월드는 7호선 상봉역과 경의중앙·경춘선 망우역, KTX 등에 더해 GTX-B 상봉역이 들어서면서 무려 5개 노선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펜타역세권 입지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특별공급 청약 결과 전용 39㎡A와 98·118㎡ 주택형에서 공급물량보다 청약자수가 적었다.

업계에서는 수도권 알짜로 주목받던 입지에서도 청약의 당해마감이 쉽지 않은 사례가 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강북권이나 경기도 미분양의 가장 큰 이유는 분양가에 대한 부담”이라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안전마진이 기대되는 강남권 같으면 이렇게 미계약이 났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며 분양 매수 심리가 더욱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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