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삼수' 케이뱅크, 타 인터넷은행 대비 건전성 취약 
'악성' 무수익여신 잔액, 최대 규모 증가··관련 대책 시급
향후 IPO 기업가치 평가 있어 악영향 가능성 제기
"건전성 악화가 기업가치 결정 변수로 부상할 수 있어"

케이뱅크 무수익여신 잔액 규모 추이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케이뱅크 무수익여신 잔액 규모 추이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두 번 연속 상장 실패 후 세 번째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케이뱅크의 건전성이 다른 인터넷전문은행과 비교했을 때 크게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전성 지표 중 악성으로 취급되는 무수익여신 잔액이 최대 규모로 급증하면서 관련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IPO 기업가치 평가에 있어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건전성 관리 전략을 두고 케이뱅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지난 3분기 말 무수익여신 잔액은 207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9.2%(468억원) 증가했다. 무수익여신은 통상 3개월 이상 연체되거나 채권재조정, 법정관리·화의 등으로 이자 수익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대출을 의미한다. 금융권에서는 고정이하여신(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보다도 더욱 심각한 부실 채권이라고 볼 수 있다.

총 여신 규모가 성장할수록 무수익여신 규모도 같이 커지지만 주요 시중은행의 무수익여신 비율에 비해 인터넷전문은행의 무수익여신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영업 특성상 중·저신용자 대출을 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시중은행 대비 건전성 관리가 불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을 감안해도 케이뱅크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 등과 비교해도 크게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18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25.4% 증가했다. 토스뱅크는 같은 기간 대비 18.2% 감소한 1154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2021년까지만 해도 비교적 양호한 무수익여신 잔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2년을 기점으로 무수익여신이 고정이하여신을 역전했다. 이후 무수익여신 잔액은 점차 증가해 인터넷전문은행 중 최대 규모로 급증했다. 무수익여신비율도 1% 중반대를 유지하며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정이하여신도 계속 증가했지만 무수익여신 급증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며 "무수익여신비율 역시 계속 증가 추세다"고 설명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세 번째 IPO를 앞두고 있는 케이뱅크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건전성 개선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타 인터넷전문은행 대비 최대치로 증가한 무수익여신 잔액이 향후 IPO 기업가치 평가에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놓고 케이뱅크의 고민 역시 깊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2022년 코스피 상장을 추진했으나 증시 부진의 여파로 2023년 IPO를 철회했다. 첫 번째 도전의 실패 요인은 코로나19 펜데믹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었다. 당시 많은 기업이 IPO를 연기하거나 취소했고 케이뱅크 역시 기업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기 어렵다는 판단에 재도전을 기약했다.

이후 케이뱅크는 올 초 IPO 재도전을 선언하고 지난 8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승인받은 뒤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을 준비해 왔다.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 ▲높은 업비트 의존도와 이에 따른 뱅크런(대규모 자금 인출 사태) 우려 등의 잡음이 있었고 결국 IPO를 철회했다.

두 번째 IPO 철회의 원인은 흥행 실패였다. 지난 10월 기관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결과를 받은 것이 상장 철회의 배경이 됐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들 대다수가 희망 공모가를 하단 가격인 9500원 또는 이보다 낮은 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케이뱅크 측은 "수요예측 결과 총 공모주식이 8200만주에 달하는 현재 공모구조로는 성공적인 상장을 위한 충분한 투자 수요를 끌어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세 번째 도전하는 IPO에서는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하는 만큼 성공을 위해서라도 특단의 건전성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지난 3분기까지 케이뱅크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1224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바 있다. 이러한 호실적을 기업가치 추진 시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서라도 부실 여신에 대한 리스크 관리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IPO를 철회했던 선례가 있다는 점에서 건전성 악화가 기업가치를 결정할 변수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며 "이에 대한 대비책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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