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VX, 올해 신약후보물질 연이어 기술 도입
에빅스젠과 합병, 안구건조증藥 임상 2상 추진
기술이전으로 수익 확보? 임상 데이터 확보 관건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디엑스앤브이엑스(DXVX)가 진단, 바이오 헬스케어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신약 개발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염증 질환에 전문성이 있는 신약 개발 자회사 에빅스젠과 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대부분의 파이프라인이 전임상 이하 단계에 머물러 있고, 유의미한 기술이전 딜도 나오지 않아 성과적인 측면에서 한계점이 대두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디엑스앤브이엑스가 지난해부터 외부 신약후보물질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신약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국내외 바이오 벤처와 공동개발 협약을 늘릴뿐만 아니라 mRNA 백신, 범용 코로나 백신, 항암 백신, 후보물질을 연이어 도입했다.

디엑스앤브이엑스 신약후보물질 개발 현황./ 표=정승아 디자이너
디엑스앤브이엑스 신약후보물질 개발 현황./ 표=정승아 디자이너

 

지난 10월에는 면역 및 염증질환 치료제 연구개발 사업을 영위하는 신약 개발 전문 기업 에빅스젠을 흡수합병했다. 에빅스젠의 신약 파이프라인과 연구 역량을 흡수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에빅스젠의 대표 파이프라인으로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AVI-4015’이 있다. 임상 2상을 앞두고 있다. 황반변성 치료제 ‘AVI-3207’은 임상 1상을 완료했다.

디엑스앤브이엑스 관계자는 “합병을 통해 에빅스젠의 기존 사업을 비롯해 R&D 파이프라인은 그대로 흡수할 방침”이라며 “안구건조증치료제 AVI-4015는 임상 2상이 완료되면 기술이전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 매출 90% 이상 '헬스케어', 신약 개발은 걸음마?

디엑스앤브이엑스의 매출 구조는 의료 진단(유전체 진단), 헬스케어, 신약 개발 부문으로 나뉜다. 이중 매출 대부분은 헬스케어 사업에서 나오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스킨케어 제품 등을 유통하는 것이 핵심 매출원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디엑스브이엑스의 매출액 467억원 중 헬스케어 사업 매출은 397억원으로 전체에서 85%를 차지했다. 올해는 헬스케어 매출 비중이 더 높아져 전체 매출(285억원) 중 94%에 달했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2001년 마크로젠의 100% 자회사인 엠지메드로 설립됐다. ‘지놈체크G’ 등 산전산후 유전자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체외진단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후 최대주주가 마크로젠에서 명지글로벌바이오조합으로 바뀌면서 사명을 캔서롭으로 바꿨다. 2021년 또다시 최대주주가 한미그룹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로 변경되면서 디엑스앤브이엑스라는 사명을 갖게 됐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임종윤 최대주주 체제하에 지난 2022년 한국바이오팜 지분을 100% 인수하며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2월에는 건강기능식품 중국 사업을 위해 북경디아이웨이스생물과기유한공사를 현지에 설립했다. 이처럼 디엑스앤브이엑스는 지난 20년간 유전체 진단과 헬스케어에 강점을 갖고 사업을 영위해왔다. 

◇ 신약 포트폴리오 대부분은 '기초연구~전임상'

디엑스앤브이엑스는 2021년 10월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최대주주로 등장한 이후부터 신약 개발로 사업 범위를 넓히려 했다. 문제는 지난해 7월까지 거래 정지를 겪으며 재정 여력을 비롯해 신약 사업에 투자할 대내외 여건이 여의치 않았다. 일각에서 디엑스앤브이엑스의 신약 개발 역량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올해 12월 디엑스앤브이엑스는 영국 옥스포드 백메딕스와 항암 백신 ‘OVM-200’ 도입 계약을 체결했고,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로부터 범용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확보했다. 각각 미국 및 남아프리카공화국 임상 1상, 영국 1a상을 완료했다. 다만 두 파이프라인 외에 mRNA 항암백신, 마이크로바이옴 호흡기 질환 백신, GLP-1 경구용 비만치료제 등은 기초 연구에서 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 아직 후보물질 명칭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외부 도입한 신약후보물질들이 수익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면 임상 데이터로 신약으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기술이전을 논할 수 있다”며 “아직 기초연구 단계에 있다면 수익화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디엑스앤브이엑스는 GLP-1 경구용 비만 치료제, 루카에이아이셀과 공동 연구 중인 항바이러스 치료제, 항비만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등에 대해서 2026년초 임상 진입을 준비 중이라는 설명이다.

디엑스엔브이엑스 관계자는 “2021년부터 백신 위주로 신약 개발로 사업을 확장하자는 계획이 있었지만, 거래 정지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재원을 투자하기 어려웠다”며 “올해 12월 체결된 기술도입 계약들은 지난해부터 파트너사와 논의해온 것들인데 연말에 딜 체결이 확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온 초장기 보관 mRNA백신 플랫폼, NGS 범용 플랫폼과 같은 플랫폼 수출 사업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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