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부동산 매각으로 투자재원 마련

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 홍범식 신임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 사진 = 각사
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 홍범식 신임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 사진 = 각사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2024년은 통신 3사가 인공지능(AI) 기반 신사업 추진을 본격화한 한 해였다. AI 및 클라우드 전문가 영입을 확대하고,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AI를 전면에 내세웠다. 본업인 통신사업의 수익성이 둔화한 가운데,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려는 대표이사(CEO)들의 의지가 반영됐다.

AI는 대규모 투자가 지속돼야 하는 만큼, 통신3사는 투자 재원 확보에 열을 올렸다. 기존 네트워크 투자에 활용된 설비투자비(CAPEX)는 줄이고, 구조조정 등을 통한 인력 감축에도 돌입했다.

◇ AI 중심 조직개편 단행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AI를 전면에 내세우는 연말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SK텔레콤은 지난 5일 통신과 AI를 양대 축으로 하는 7대 사업부 체제로 개편했다. 통신 사업은 MNO사업부, B유선·미디어사업부, 엔터프라이즈사업부 등이 담당한다. AI 사업은 에이닷사업부, 글로벌 퍼스널 AI 에이전트(GPAA)사업부, AIX사업부, AI 데이터센터(DC)사업부 등이 맡는다.

KT는 B2B 사업 조직 통합, 미디어부문 신설, 전략·사업컨설팅부문 확대 등으로 AI·클라우드·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했다. 신설된 전략·사업컨설팅부문은 ▲전략사업 발굴·제안·수행 지원을 맡는 GTM본부 ▲IT 프로젝트 이행 등을 맡는 TMO본부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을 비롯한 국내외 파트너십을 담당하는 SPA본부 등으로 구성됐다. 

LG유플러스는 ‘AI에이전트추진그룹’을 신설했다. 그룹 내 ‘모바일에이전트트라이브’와 ‘홈에이전트트라이브’를 통해 AI 기반 신규 서비스 개발을 가속화했다. 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최고기술책임자(CTO) 직속으로 ‘에이전트·플랫폼개발랩’을, 최고인사책임자(CHO) 산하에 'AX·인재개발담당'을 배치했다.

◇ AI 경쟁력, 실탄 마련에 총력

통신3사는 올해 AI 투자를 위해 CAPEX를 줄였다. SK텔레콤은 3분기 누적 CAPEX로 전년 대비 21.5% 감소한 1조1660억원을 집행했다. KT는 11.5% 줄어든 1조4160억원을 썼고 LG유플러스도 전년 대비 18.4% 줄어든 1조3904억원을 투입했다.

여기에 통신3사는 특별희망퇴직 등을 추진하며 인건비 절감에도 나섰다.

KT는 빅데이터 플랫폼 개발·구축·운영 사업을 하는 계열사 KT넥스알을 흡수 합병하고 디지털 물류 플랫폼 자회사 롤랩과 금융·보안 솔루션 계열사 이니텍 매각을 추진했다. 내년 공중전화 운영사 KT링커스를 KT서비스남부와 합친다.

3조원 규모의 비핵심 부동산 매각도 추진 중이다. 대상이 되는 부동산에는 신라스테이 역삼, 안다즈 서울 강남,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르메르디앙 명동, 목시 명동 등 5성급 호텔이 포함됐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AI 기업 전환을 추진해 온 통신사들이 올해 들어 본격적인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글로벌 빅테크와 협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내실을 다지며 AI 사업 확대에 열을 올리는 중”이라며 “다만 막대한 투자금이 필요하다 보니, 통신3사 모두 투자 재원을 어느 정도 마련하느냐가 향후 AI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 대규모 구조조정이나 부동산 매각, 희망퇴직 등은 그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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