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 보고서 발표
“금융안정 리스크 감안해 추가 기준금리 인하”
금융·외환 시장의 안정도 강조···필요 시 적극 조치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한국은행이 내년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물가가 안정된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기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는 점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의 배경으로 꼽았다.

25일 한국은행은 ‘2025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 보고서를 통해 ‘내년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률이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성장의 하방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내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의 배경으로 꼽았다.

한국은행은 내년 경기 하방 리스크에 대해 특히 정치적인 불확실성 증대, 주력업종의 글로벌 경쟁 심화, 통상환경 변화 등의 요인이 있다고 봤다. 

다만 금융안정 리스크도 있다는 점에서 금리 인하 영향을 계속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가계부채가 거시건전성정책이 원활히 작동하면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칫 기준금리 인하로 부채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0월과 11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이로 인해 기준금리는 3% 수준으로 내려왔다. 물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반면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확대된 것이 기준금리 인하로 이어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내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기엔 쉽지 않은 환경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불확실성 탓에 최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내년 기준금리 인하에 속도 조절을 하겠다고 내비쳤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1월(금리 인하 여부)에 대해선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금리를 인하한다면 미국의 금리 결정과 수준 및 속도 등을 고려해 시기와 폭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국은행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금융·외환 시장의 안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국은행은 “미국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 지정학적 위험 등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금융시장과 시스템에 대한 조기 경보 기능을 강화하고 필요한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하겠다”며 “현재 시행 중인 비(非)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 시장안정화 조치도 시장 상황을 점검하면서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외환 부문과 관련해서도 “과도한 변동성에 대해 안정화 조치를 추가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외화 유동성 공급 외화 건전성 규제 완화 검토 글로벌 금융안전망 강화 논의에 적극 참여 만기도래 통화스왑 연장 추진 등을 구체적인 조치 사항으로 언급했다.

여기에 금융안정을 위해 한국은행의 대출 제도 개선도 계속 추진된다. 한국은행은 금융기관이 보유한 대출 채권을 한국은행 대출 과정의 적격담보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전산 시스템과 규정을 마련하고,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에도 필요한 경우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도록 법령·제도를 계속 고쳐나갈 방침이다.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키우는 차원에서 정책 커뮤니케이션도 개선한다. 경제 전망 오차 분석을 강화하고 내년부터 해마다 11월에 외부에 분석 결과를 공표하기로 했다. 이 밖에 한국은행은 내년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행권과 함께 기관용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와 예금 토큰을 실거래에 활용하는 테스트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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