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은행 대출 영업 부진···쇄신 가능성
부산시금고 수성·경남銀 순익 성장···연임 관측도

(왼쪽부터)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방성빈 BNK부산은행장, 예경탁 BNK경남은행장 / 사진=각 사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최근 주요 시중은행장이 교체되고 있는 가운데 BNK금융지주의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에 관심이 모인다. 업계에선 부산·경남은행의 올해 영업 실적이 크게 부진했기에 빈대인 BNK금융 회장이 변화를 택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반면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지주는 최근 자회사CEO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 첫 회의를 개최했다. 자추위는 빈대인 BNK금융 회장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된다. 이달 말에 임기가 끝나는 BNK저축은행과 내년 3월말 임기가 만료되는 부산은행, 경남은행, BNK캐피탈, BNK자산운용, BNK신용정보 CEO 후보자를 추천한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방성빈 부산은행장과 예경탁 경남은행장의 연임 여부다. 두 인물은 빈 회장이 그룹 지휘봉을 잡은 후 내린 첫 인사에서 임명됐다. 특히 BNK금융은 지난해 지주가 회사 CEO 선임을 주도하는 것으로 내규를 바꾼 후 처음으로 인사를 진행한다. 기존엔 CEO 후보자 심사, 추천은 각 계열사의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진행했다. 경남은행에서 지난해 3000억원 규모의 횡령사고가 발생해 자회사에 대한 지주의 통제를 강화한 것이다. 

은행권에선 빈 회장이 대대적인 변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부산·경남은행의 성장세가 크게 꺾였기 때문이다. 특히 부산은행의 침체가 두드러진다. 부산은행은 올해 1~9월까지 원화대출 잔액은 단 3200억원(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 해 대출성장률이 1% 밑돌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같은 기간 3조6565억원(6.6%)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경남은행도 올해 9개월 동안 원화대출금 잔액 증가 규모는 1조966억원(2.8%)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반토막이 났다. 

부산·경남은행이 대출영업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이유는 대형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의 공세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은 기업대출을 늘리기 위해 부산, 경남 지역에 적극적으로 진출했다. 특히 우리은행은 경남 창원, 울산 지역에 기업금융 특화 점포도 열었다. 가계대출 영업은 인터넷은행의 공격적인 영업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빈 회장은 두 은행장에게 영업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묻고 인적 쇄신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다. 더구나 부산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익도 전년 동기 대비 2.1% 역성장했다. 경남은행은 지난해 벌어진 횡령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조직 내에서 논란이 발생한 점도 문제다. 예 행장은 횡령액을 직원의 성과급을 환수해 충당하기로 했다. 이에 은행원들은 내부통제 실패의 책임을 행원에게 돌리려 한다며 크게 반발햇다.  

올해 연말인사에서 은행은 변화를 택하고 있다. KB국민·하나·우리은행장이 모두 교체된 것이다. 특히 정진완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자는 시중은행 최초로 1968년생 행장이 됐다. 더구나 정 후보자와 이호성 차기 하나은행장 후보자는 조직 내에서 ‘영업통’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내년 금리 인하로 수익성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영업을 강화해 대출자산 양을 늘려 이익을 확대하겠단 의도로 해석된다. BNK도 새 인물을 등용해 영업에 힘을 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방 행장은 시중은행의 거센 도전 속에서 부산시금고를 지켜냈기에 연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번 부산시금고 운영기관 선정은 24년 만에 경쟁입찰로 진행됐지만 부산은행은 1금고의 위치를 유지했다. 예 행장의 연임 예측에 대한 근거는 순익 성장이다. 경남은행의 올 3분기 누적 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5% 급증했다. 지난해에도 경남은행의 순익은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보통 은행장은 2년 첫 임기를 마치면 1년 연임을 하는 경우가 많다”라면서 “하지만 BNK의 경영 상황이 녹록지 않은 만큼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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