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 공급 안양 아크로 베스티뉴, 391세대 중 잔여세대 220가구 미계약
지방선 연초 분양한 1군건설사 대단지도 미계약 소진 안간힘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DL이앤씨가 경기도에서 처음으로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달고 지난달 선보인 아크로 베스티뉴가 충격적인 계약율을 내놓았다. 청약 당시만 하더라도 낮은 경쟁률이지만 미달되지는 않았는데,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하면서 공급물량 열집 가운데 여섯집이 줍줍물량으로 풀리게 된 것이다.
17일 아크로 베스티뉴는 이날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서 잔여 세대 220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당첨자 발표는 하루 뒤인 18일, 계약은 20일이다. 입주예정이 약 두 달 뒤인 2025년 2월인 만큼 잔여물량 공급 일정은 빠르게 진행된다.
경기도 안양시 호계동 915번지 일원에 위치하는 이 사업장은 최고 37층 7개동 총 1011세대 규모로 지어진다. 서울 강남권에 있는 아크로리버파크, 아크로리버뷰 등으로 대표되는 하이엔드 브랜드인 아크로를 경기도에서 처음 선보이는 사업장이다. 안양의 중심인 범계역 역세권에 전국에서 대치동 다음으로 손꼽히는 평촌학원가를 도보로 이용할 수 있으며 롯데백화점과 뉴코아아울렛 상권을 누릴 수 있다.
입지가 우수하고 하이엔드 브랜드를 단 고급화 적용단지인 만큼, 분양가는 국민평형인 전용 84㎡ 기준 15억7400만원으로 다소 높게 책정돼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다. 3.3㎡당 분양가는 4500만원으로 안양시 역대 최고가다. 이 가격은 국내에서 초고가 단지로 손꼽히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의 7년 전 동일평형 가격이고, 5년 전인 2019년 12월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시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평균 6.73대 1을 기록하는 등 무난한 청약성적표를 내놓았다.
그러나 당첨자 다수는 당첨이 되고도 계약을 하지 않아 계약율은 전체의 43%에 그쳤고 절반이 넘는 대부분의 물량은 잔여세대로 남게 됐다. 비규제지역이기 때문에 예비당첨 또한 공급물량의 500%까지 선발하는데, 기회가 돌아간 점을 감안하면 계약율은 초라한 수준이다. 잔여세대가 가장 많이 남은 타입은 59㎡로 175가구가 남아있고, 공급물량 대비 계약율이 가장 낮은 타입은 84㎡였다. 84㎡는 32가구가 잔여세대로 남게 됐는데 이는 일반분양 공급물량의 80% 가량이 계약을 치르는데 실패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총 분양가가 높은 타입이 계약에까지 이르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이날 무순위 청약 진행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물량을 소진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최초분양시 발코니 확장비와 옵션을 분양가에 포함시키는 등 일찌감치 배수의진을 쳤는데도 완판에 실패한 만큼 줍줍 계약자에게 더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내년 2월 입주를 시작하는 후분양 사업장이기 때문에 수분양자는 중도금대출도 불가해 초기자금이 많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축 대단지가 대세라지만 지방에서는 1군건설사의 대형사업장도 미계약분 소진이 힘든 사업장이 다수 보인다. 최근 충북 청주시가 공개한 미분양 현황(10월 말 기준)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올해 3월 금호건설과 함께 분양한 힐스테이트 어울림 청주사직은 일반분양된 1675세대 가운데 404가구가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해 계약금 조건 등 문턱을 낮춰 판촉행사를 진행 중이다. GS건설·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이 4월 대전광역시에서 공급한 대전문화자이SK뷰도 아직도 특별조건 내세우며 잔여세대 소진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