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서 화두 된 ADC·CGT
삼성·롯데바이오로직스, ADC 생산시설 확충
SK팜테코·차바이오텍, CGT CDMO 선두주자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ADC(항체약물접합체)와 CGT(세포유전자치료제) 분야 연구 수요가 높아지면서, 위탁생산 업계까지 주도권 경쟁이 활발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해 롯데바이오로직스 등이 ADC 수주 선점을 위한 생산시설 착공에 들어갔다. 중소 CDMO 업계에서는 SK팜테코와 차바이오텍이 CGT 치료제 수주 경쟁에 뛰어들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ADC와 CGT 치료제의 위상이 높아지자, 국내 CDMO 기업들도 관련 파이프라인 생산 확대에 분주해지고 있다. ADC와 CGT 등 차세대 의약품 개발 수요가 위탁개발 및 생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다.

국내 CDMO 기업 ADC 생산시설 확보./ 표=김은실 디자이너
국내 CDMO 기업 ADC 생산시설 확보./ 표=김은실 디자이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항체의약품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더 나아가 ADC를 집중 타깃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받는 ADC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일환으로 연내 완공을 목표로 생산시설 확충에 나섰다. 내년 중 가동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ADC 생산설비 확보에 맞춰 글로벌 수주 활동도 착수했다. 바이오재팬, 월드ADC 등 국제 콘퍼런스에 참가하며 ADC CDMO 기술력을 알리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ADC는 일반 항체의약품과 다르게 독성 문제가 있다 보니 기존 시설을 활용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보고, 새로운 생산 라인 증설을 추진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도 송도 공장 건설을 진행하면서 미국 시러큐스에 있는 ADC 생산시설 증설에 나섰다. 현재 증설 중인 ADC 전용 시설은 내년 1분기 우수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GMP) 승인 후 가동을 목표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ADC 의약품 생산을 위한 수주 미팅을 계속 진행 중”이라며 “내년부터 관련 파이프라인 생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셀트리온도 CDMO 자회사를 설립하고 내년부터 설비 증설과 영업활동에 뛰어들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ADC 신약 연구도 전개하면서 비임상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CDMO 수주가 시작되면, ADC CDMO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내 CDMO 기업 CGT 수주 행보./ 표=김은실 디자이너
국내 CDMO 기업 CGT 수주 행보./ 표=김은실 디자이너

CGT CDMO에서는 중소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까다로운 유전자 조작과 고도화된 세포 정제 및 배양 기술이 필요한 CGT 분야에서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SK팜테코와 차바이오텍이 대표된다.

SK팜테코는 미국과 유럽에서 CGT CDMO 생산시설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4200억원을 들여 CGT 기준 세계 최대 생산역량을 가진 미국의 CDMO 기업 CBM을 인수했다. 최근에는 CDMO 자회사들에 대한 통합 브랜드를 런칭하며 경쟁력 제고에 나섰다. SK팜테코 관계자는 “SK팜테코 자체에도 CGT 신약 개발 관련 기술력이 있어, CDMO 수주 시 경쟁력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차바이오텍은 미국 자회사 ‘마티카 바이오테크놀로지’를 통해 글로벌 CGT CDMO 사업을 전개 중이다. 국내에서는 마티카바이오랩이 CGT CDMO 사업을 맡고 있다. 마티카바이오는 CGT 핵심 원료인 바이럴벡터(viral vector)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미국 바이오기업 트레오비르와 단순포진바이러스(HSV) 벡터 CDMO 계약 체결했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차바이오텍 내에서도 CGT 신약을 개발하는 등 및 세포치료 분야에서 전문화된 기술력을 어필할 수 있다”며 “자회사인 마티카 바이오는 연간 500리터 규모의 CGT CDMO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마티카 2공장을 통해 2000리터로 늘릴 계획도 있다”고 강조했다.

CDMO 산업은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각광받는 모달리티 변화에 맞춰 빠르게 생산 라인을 구축하는 것이 경쟁력으로 여겨진다. 실제 글로벌 CDMO 기업으로 알려진 스위스 론자와 일본 후지필름도 차세대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신규 건설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이승규 부회장은 “ADC 분야는 이미 기술이전을 비롯해 시장성이 검증된 분야라는 평가가 지배적인데, 초기 단계에서 연구 중인 물질들도 임상부터 제품화까지 3~5년밖에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앞으로 ADC가 메인 파이프라인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CDMO와 CMO 시장으로 수주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ADC 시장이 워낙 크다 보니 국내 대형 CDMO 주자들 위주로 의약품 수주를 확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반면 CGT는 중견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로 여겨진다”며 “CGT는 ADC보다 생산 스케일이 크지는 않지만, 세포 배양과 유전자 조작 등의 세밀한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중견 기업들이 메인 플레이어로 활약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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