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삼성·KB국민·하나카드 등 4개 카드사 수장 줄줄이 교체
3분기 호실적에도 고강도 쇄신 나서
“업황 악화 장기화···인적 쇄신 통해 새로운 계기 마련”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올해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줄줄이 교체됐다. 연임이 유력시되던 수장마저 교체되면서 카드사들이 고강도 쇄신에 나서는 모습이다.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하나카드 등 주요 카드사가 모두 수장을 교체했다.
가장 먼저 삼성카드가 지난달 29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김이태 삼성벤처투자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삼성카드는 김대환 사장의 임기가 1년 3개월가량 남았음에도 수장 교체를 단행했다. 삼성카드 수장이 교체된 것은 2020년 이후 약 5년 만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5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를 열고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 만료에 따라 박창훈 페이먼트그룹 본부장을 신한카드 신임 사장 후보로 추천했다.
통상적으로 금융지주 계열사 대표의 경우 ‘2+1’ 임기를 보장받는 것이 관행이다.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문 사장이 올해 말까지 기본 2년 임기를 채운 후 1년을 추가로 연임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런 예측을 깨고 전격 교체된 것이다.
KB국민카드는 이창권 사장이 올해 말 3년(2+1)의 임기를 마무리하고 그 뒤를 김재관 KB금융지주 재무담당(CFO) 부사장이 이어받는다. 김 부사장은 KB국민은행 중소기업고객부장, SME 기획부장, 기업금융솔루션본부장,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을 역임하며 기업금융 부문에서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하나카드도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의 뒤를 이어 성영수 하나은행 부행장이 후임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성 부행장은 하나은행에서 다년간 축적한 기업 영업 부문과 외환 부문 경력을 토대로 하나카드가 최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법인카드 시장과 트래블로그 등 글로벌 관련 상품의 시장 내 지위를 확립하고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유지할 적임자라는 평가다.
경기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조직 안정을 위해 수장을 교체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올해 3분기 카드사들이 호실적을 거둔 만큼 일각에서는 주요 카드사 수장들이 연임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이런 예상을 깨고 주요 카드사들의 수장이 줄줄이 교체된 것은 장기화한 업황 악화를 타개할 수 있는 인적 쇄신이 필요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3분기 카드사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됐으나 비용 절감을 통한 ‘불황형 흑자’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결국 수장을 교체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 실적이 개선됐지만 판관비 절감과 대출채권 매각 등 비용효율화 노력에 따른 결과”라며 “업황 악화가 길어지고 있는 만큼 이를 타개할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인적 쇄신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