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 조건 구매대비 파격 혜택···부진 만회 시도
아우디·마세라티 동급 신차와 수요 다툼 예고

마칸 일렉트릭 프로모션을 안내하는 이미지. / 사진=포르쉐 파이낸셜 서비스 코리아
마칸 일렉트릭 프로모션을 안내하는 이미지. / 사진=포르쉐 파이낸셜 서비스 코리아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포르쉐 코리아가 내달 출고 예정인 신형 전기차(BEV) 마칸 일렉트릭의 프로모션을 이달 앞당겨 진행한다. 올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생산 차질 등으로 인해 저조했던 판매실적을 만회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10일 현재 포르쉐 코리아는 자동차 금융 전문 계열사 포르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를 통한 마칸 일렉트릭 특별 프로모션을 안내하고 있다.

마칸 일렉트릭은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앞서 출시된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에 이어 국내 두 번째 도입된 포르쉐 전기차다. 엔트리 모델(마칸 일렉트릭) 가격이 9910만원으로, 타이칸 엔트리 모델(1억2990만원)보다 3080만원이나 저렴해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모션 적용 고객은 마칸 일렉트릭 라인업 중 엔트리 모델 상위 버전인 마칸 4 일렉트릭(옵션가 포함 구매가 1억2500만원)을 월 116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선납금 30%(3750만원)을 지불하고 36개월간 납입하는 등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같은 조건으로 구입 시 매월 할부금 266만원 가량 내야 하는데 비하면 매우 낮은 비용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출고 전 신차를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전개하는 사례는 드물다. 포르쉐 코리아는 마칸 일렉트릭 뿐 아니라 앞서 출시한 타이칸을 모델별 최저 월 85만원(타이칸 터보, 2억5000만원)에 제공하는 등 파격 혜택을 제공 중이다.

포르쉐 코리아 차종별 판매 추이. / 자료=한국수입자동차협회
포르쉐 코리아 차종별 판매 추이. / 자료=한국수입자동차협회

포르쉐 코리아가 전기차 제품으로 공격적 프로모션을 펼치는 배경에 올해 저조한 판매실적이 담겼다는 분석이다. 포르쉐 코리아의 지난 1~11월 전기차 판매 실적은 전년 동기(1493대) 대비 38.7%나 감소했다. 캐즘, 전기차 화재 사태 등으로 인해 럭셔리카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6월 독일 남부에서 발생한 홍수로 인해 포르쉐 신차 제작에 필요한 알루미늄 공급에 차질이 빚어져 신차 출고가 더욱 어려워졌다. 포르쉐는 전기차 뿐 아니라 911, 파나메라 등 내연기관 모델 출고에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지정학적 이슈로 인해 배선 커버(와이어 룸) 같은 부품 공급이 부족해진 점도 출고 기간을 늘린 요인으로 꼽힌다.

포르쉐의 차량별 생산 지역을 표시한 이미지. / 사진=포르쉐
포르쉐의 차량별 생산 지역을 표시한 이미지. / 사진=포르쉐

포르쉐 코리아는 지난해 전체 판매대수 중 17.3%의 적잖은 비중을 차지했던 전기차를 올해 12.1% 정도로 판매하는데 그쳤다. 올해 전체 판매실적도 전년 동기(1만442대) 대비 28.0% 감소한 7516대에 머물렀다. 럭셔리카 브랜드 중 처음 국내 1만대 기록을 돌파했지만 올해 이를 넘기긴 어려워졌다.

포르쉐 코리아는 신차 구매계약 후 출고까지 짧게 수개월 가량 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마칸 일렉트릭 프로모션을 선제적으로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마칸 일렉트릭 출고 대기 기간이 6개월 안팎 정도로 포르쉐 전시장에서 안내되고 있다.

포르쉐 전시장 관계자는 “마칸 일렉트릭을 오늘 계약하면 내년 2월로 지정된 첫 번째 쿼터(생산 개시 단위 기간)에 포함될 수 있다”며 “늦어도 6월 안에는 차량을 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안내했다. 

아우디 코리아가 내년 1분기 출시할 전기차 더 뉴 아우디 Q6 e-트론. / 사진=아우디 코리아
아우디 코리아가 내년 1분기 출시할 전기차 더 뉴 아우디 Q6 e-트론. / 사진=아우디 코리아

◇ 아우디 Q6 e-트론·마세라티 그레칼레 폴고레와 경쟁 예상

포르쉐가 프로모션 시점을 앞당겨 내년 판매 확대를 노리고 있지만 타 브랜드 공세에 직면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바겐그룹에서 한솥밥 먹는 아우디가 내년 1분기 동급 전기 SUV Q6 e-트론을 최저 8000만원대에 출시할 예정이다.

Q6 e-트론은 아우디, 포르쉐가 공동 개발한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PPE를 기반으로 개발된 모델로 획기적인 상품성 개선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아우디는 Q6 e-트론을 글로벌 시장 볼륨 모델로 앞세워 전기차 판매 실적 확대를 노리는 중이다.

마세라티 코리아가 지난 10월 16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공개한 브랜드 첫 전기차 그레칼레 폴고레. / 사진=마세라티 코리아
마세라티 코리아가 지난 10월 16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공개한 브랜드 첫 전기차 그레칼레 폴고레. / 사진=마세라티 코리아

럭셔리카 브랜드 마세라티 코리아도 중형 전기 SUV 그레칼레 폴고레를 지난달 공개하고 출시 전 절차를 밟고 있다. 그레칼레 폴고레 가격은 최저 1억6802만원으로 마칸 터보 일렉트릭(1억3850만원), 타이칸 터보 S(1억5570만원) 등 모델과 가까운 시작가에 판매된다. 마세라티 코리아는 브랜드 첫 전기차인 그레칼레 폴고레의 판매 성과 창출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포르쉐 코리아는 신차 출시 여건에 맞춰 판매촉진 전략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마칸 일렉트릭의 가격 경쟁력과 상품성을 앞세워 고객층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포르쉐 코리아 관계자는 “제품이나 출시 상황마다 판매 전략이 다르지만 마칸 일렉트릭 프로모션은 일반적인 고객 혜택으로 보면 된다”며 “새로운 고객층 확대를 위해 출시 전부터 금융상품을 비롯한 여러 프로모션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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