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구조조정 우려 속 시장에 신속 대응

크래프톤은 멀티 스튜디오를 운영해 다장르 게임을 개발 중이다. (좌측부터) 프로젝트 아크, 하이파이 러시, 인조이, 배틀그라운드, 딩컴 모바일 / 이미지=크래프톤
크래프톤은 멀티 스튜디오를 운영해 다장르 게임을 개발 중이다. (좌측부터) 프로젝트 아크, 하이파이 러시, 인조이, 배틀그라운드, 딩컴 모바일 / 이미지=크래프톤

[시사저널e=장민영 기자] 국내 게임사들이 개발 전문 독립 스튜디오 체재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은 개발 독립성을 확보하고 다양한 게임 장르를 동시에 개발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일각에서 이런 변화가 구조조정에 대비한 움직임일 수 있단 우려도 제기했다.     

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인조이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인조이스튜디오는 신작 '인조이'의 개발 속도와 완성도를 높이는 조직 체계를 구축중이다. 인조이는 내년 3월 앞서 해보기(얼리액세스)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배틀그라운드를 이을 차기작으로 꼽히는 인조이는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로 예상하지 못한 인생 이야기를 다룬다. 시뮬레이션 장르의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소형 언어 모델(SLM) 챗봇 기능과 3D 프린터 등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했다.

인조이 스튜디오는 크래프톤의 14번째 게임 개발 스튜디오다. 크래프톤은 멀티 스튜디오 체재를 통해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을 이을 후속작을 찾는 중이다. 5민랩, 플라이어웨이게임즈, 렐루게임즈 등은 새 게임 지적재산권(IP)을 발굴한단 목표다. 

넥슨도 독립 스튜디오를 운영한다. 독립 스튜디오 체제는 본사 집중 개발에서 벗어나 다장르 게임을 동시에 개발하는 게임사들이 채택해 왔다. 스튜디오는 게임 개발을 전담하고, 본사는 운영 지원 및 유통 등을 맡는 방식이다.  

넥슨은 넥슨게임즈를 비롯해 네오플, 민트로캣 등 개발 스튜디오를 운영한다.  '스팀'과 콘솔(게임기) 등 신규 플랫폼 공략을 위한 게임 개발을 강화했다. 민트로캣은 지난 28일 스팀, 콘솔 등에서 총 500만장을 판매했단 소식을 전했다. 네오플은 신작 '퍼스트버서커:카잔'을 개발해 내년 콘솔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에 따라 추구하는 재미와 이용자층이 다르다. 독립 스튜디오 체제 전환은 변화가 빠른 게임업계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선택”이라며 “1000억원 단위의 비용이 드는 대작 1종의 성공만 바랄 수 없다. 여러 IP를 개발해 매출원을 확장하면 위험을 분산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신설 법인 대표. (좌측부터) 최문영 퍼스트스파크게임즈(TL) 대표, 배재현 빅파이어게임즈(LLL) 대표, 서민석 루디우스게임즈(택탄) 대표, 이연수 엔씨 에이아이 대표 /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신설 법인 대표. (좌측부터) 최문영 퍼스트스파크게임즈(TL) 대표, 배재현 빅파이어게임즈(LLL) 대표, 서민석 루디우스게임즈(택탄) 대표, 이연수 엔씨 에이아이 대표 / 사진=엔씨소프트

독립 스튜디오 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고용 불안에 대한 우려도 낳았다. 독립 스튜디오가 신작으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스튜디오 폐업을 통한 구조조정을 진행할 수 있단 우려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경영 악화 상황에서 분사를 결정했다. 올 3분기 12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하면서 본사 희망퇴직을 비롯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쓰론앤리버티(TL), LLL, 택탄 등 3개 게임 지적재산권(IP) 개발 조직과 AI 개발조직 ‘엔씨 에이아이’를 각각 독립 법인 분사를 확정했다. 회사는 개발 독립성 강화를 위한 조치란 입장이지만, 노조 측은 고용 안정을 보장하지 않는 분사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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