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해 10만달러 간다" VS "조정 길어진다"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비트코인이 이번 주(11월 25~12월 1일) 주춤했다. ‘트럼프 효과’로 그간 크게 올랐기에 차익을 노린 물량이 시장에 쏟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시장에선 반등에 대한 기대가 크다. 반면 이번 조정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란 예측도 제기된다.
1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40분 비트코인은 9만6422달러(약 1억3465만원)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1.67% 하락했다. 지난 주말 9만8000달러선까지 올랐던 비트코인은 이번 주 초부터 우하향 곡선을 그리더니 27일 오전 9만796달러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이후 다시 오르면서 현재 9만60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이후 시작된 가상자산 랠리가 2주 넘게 지속된 가운데 투자자들이 수익을 실현하면서 가격 조정이 나타났다고 본다. 상승장 도래에 따른 장기 투자자의 차익 실현 매물과 채굴자들의 매도세가 겹치면서 하방 압력을 가한 것이다.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장기 보유자들이 매도한 비트코인은 약 72만8000개로, 이는 현 시세로 약 93조6400억 원에 달한다. 지난 4월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또 글래스노드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자들은 하루에 비트코인 2500개씩(3227억원) 매도하고 있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비트코인이 10만달러에 도달하지 못한 것은 장기 투자자의 차익 실현 때문으로 보인다"며 "이들의 매도 물량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미국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매수보다 많았다"고 밝혔다. 트레이딩 업체 아르벨로스 마켓 최고경영자(CEO)인 쉴리앙 탕도 "이번 주는 미국 휴일 주간이고,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같은 매입자가 없는 상황에서 가격이 현 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시장에선 연말까지 10만달러선을 돌파할 것이란 기대가 여전하다. 코인텔레그래프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54억 달러(7억5384억원) 규모 비트코인 추가 매입을 발표했다. 일본 상장사 메타플래닛과 나스닥 상장사 의료기술업체 셈러 사이언티픽도 마이크르스트래티지와 유사한 전략을 구사하며 비트코인을 매입 중"이라며 "이는 기관의 강력한 수요를 방증한다"고 평가했다.
오는 2026년까지 비트코인이 22만5000달러(약 3억원)까지 오를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겸 리서치기관 벤치마크의 마크 팔머 선임 애널리스트는 이 같이 예상했다. 그는 2000년대 초 금 가격 급등 사례를 언급하며 "당시 투자자들과 연기금이 금 ETF를 매입하기 시작한 이후 금값이 845%나 치솟은 것처럼 비트코인도 기관들의 포트폴리오 편입으로 주류 투자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번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도 있단 우려도 있다. 최근 매도 물량으로 발생한 공급 과잉을 흡수하기 위해선 일정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임스 반 스트라튼 크립토슬레이트 소속 애널리스트는 이날 코인데스크 기고문을 통해 "지난 21일(현지시각) 비트코인 장기 보유자의 이익 실현 거래는 105억달러(14조6633억원)에 달해 일일 기준 가장 많은 양을 기록했다"며 "앞으로 장기 보유자 수는 1.19% 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들의 비트코인 보유량 중 16만3031개(21조원 규모)가 추가 매도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