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기업결합은 마무리 수순이지만 회사 간 화학적 결합은 긴 시간 필요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와 주기장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보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와 주기장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보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최근 EU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합병 항공사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해당 승인이 사실상 마지막 절차로 여겨진 만큼, 이제 합병이 마무리된 것일까요? 또 두 회사 합병은 왜 이렇게 오래 걸리게 된 것일까요?

이번 주는 EU 승인이 이슈가 됐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대해 다뤄봅니다.

◇ EU 승인으로 합병 마무리?

합병에 있어 남아있던 가장 큰 산을 넘긴 했지만 아직 해결할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일단 미국 법무부가 승인 절차를 종결해야 합니다. 다만 미국은 특별히 승인여부를 공표하지 않고 승인하지 않을 경우 소송으로 의견을 표명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이와 더불어 대한항공은 인수대금 총 1조5000억원의 중 계약금과 중도금을 제외한 잔금 8000억원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 지분 확보를 마무리해야 하는데 여기까진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더 넓은 의미로 봤을 때 합병이 마무리됐다고 하기 위해선 더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기업이 합쳐지는 것이 지분관계만 정리됐다고 합병이라고 볼 순 없기 때문입니다. 일단 당장 마일리지 통합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 합병비율을 정하는 것도 일입니다. 또 조종사 간 업무 조정, 조직문화 통합, CI변경 등 화학적 결합을 통해 완전히 한 회사가 됐다고 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다만 애초에 같은 업종인만큼, 항공산업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가 있다는 점은 이종 업계 간 결합보다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 두 회사 합병이 가져다줄 효과는

일단 전문가들에 따르면 두 회사 합병으로 탄생하는 통합 메가 캐리어가 국내 위상을 끌어올리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일단 우리나라가 전세계 수많은 항공사 중 ‘10대 항공사’를 보유하게 되는데요.

외국에선 한국의 위상을 잘 모르는 정치인들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삼성전자, 현대차, LG 등 기업을 바탕으로 판단합니다. 일단 반도체, 자동차에 이어 항공 부문에서도 메가 캐리어를 갖게 됐다는 점은 긍정적인 일이고 무엇보다 실제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점도 주요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시장에서 계약할 때 우위를 갖기 위해선 무엇보다 규모가 중요합니다. 많이 살 수 있는 고객이 강한 힘을 갖기 마련인데 이제 통합 항공사가 향후 기재, 부품 등을 협상할 때 있어 많이 구매할 수 있는 주요 고객이 된 만큼 유리하게 협상을 가져갈 여지가 생길 것으로 전망됩니다.

◇ 합병 이야기 나온 지 4년 째인데 왜 이렇게 더뎠나

두 회사 합병 이야기가 나온 지 벌써 4년이 됐는데요. 사실상 아시아나항공은 위기상황이었고, 이를 같은 업종의 국내 항공사가 인수하는 것은 시작부터 녹록치 않았습니다.

일단 경쟁당국 심사는 고사하고 첫 단추인 국내에서부터 난관이었습니다. 지난 정권 당시 공정거래위원회가 결정을 미루면서 해외 경쟁당국에도 까다롭게 심사할 빌미를 줬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항공 및 경영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내에서 이렇게 심사를 까다롭게 하고 조건을 많이 붙이면 해외 당국들도 더욱 ‘현미경 심사’를 할 공산이 크다고 합니다.

어쨌든 이제 합병이 마무리 수순인 만큼 대승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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