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RPG 하락세 속 ‘카피바라고’·‘궁수의전설2’ 돌풍
[시사저널e=장민영 기자] 싱가포르 게임사 하비가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 하이퍼캐주얼 게임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달 출시한 '카피바라고'에 이어 '궁수의 전설2'가 매출 상위권에 오르면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중심의 국내 모바일 시장에 변화를 불러왔다.
25일 애플 앱스토어에 따르면 궁수의 전설2는 국내 매출 3위를 기록했다. 이 게임은 출시 첫날 매출 순위 6위로 시작해 빠르게 순위를 끌어올렸다. 또 다른 하비 게임 카피바라고는 이달 매출 10위권 내 순위를 유지했다. 지난 17일 매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같은 성공 비결로는 간편한 조작성과 낮은 과근 진입장벽이 꼽힌다. 하비의 게임들은 버튼 하나만으로 캐릭터를 움직이고 나머지 활동은 자동으로 이뤄지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이용자는 캐릭터의 성장(레벨업)과 함께 제공되는 장비와 혜택 중 필요한 것을 선택해 게임 단계를 높여간다.
과금 정책도 신중하게 설계됐다. 최소 과금 상품 금액을 1000원부터 설정해 초반 결제 부담을 낮추고 이용자가 손쉽게 과금을 경험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캐릭터 장비 를 강화하거나 게임 단계를 재도전할 기회를 제공한다. 캐릭터가 사망하더라도 강화 후 다시 도전할 수 있다.
하비 게임들의 성공은 10~20대 이용자층 덕분이다. MMORPG 대비 과금 진입장벽이 낮아 10~20대가 쉽게 입문한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피바라고 주 이용자층은 10대(33%), 20대(32%)로 나타났다.
간편한 조작 방식과 낮은 과금 부담이 젋은 세대에게 반응을 얻으며 기존 MMORPG와는 다른 차별화된 시장을 개척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대로 과도한 과금을 기반으로 경쟁하는 모바일 MMORPG는 하락세다. 매출 1위를 지키고 있었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등 MMORPG는 순위가 하락했고 그 자리를 하이퍼캐주얼 게임이나 방치형 게임들이 채우고 있다.
최근 하이퍼캐주얼 게임 인기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서도 확인된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하이퍼캐주얼 게임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563만명, 매출 566억원이다. 지난달 대비 월간 활성 이용자수는 14.1%, 매출은 5.6% 증가했다.
하이퍼캐주얼 게임은 진입장벽이 낮아 쉽게 시작할 수 있지만 단계가 올라갈수록 필요한 과금이 늘어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초기 부담은 적지만 중후반부로 갈수록 게임 내 과금 요구가 점진적으로 커지는 방식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하이퍼캐주얼, 방치형 모바일 게임들이 진입장벽을 낮춰 이용자의 게임 접근을 쉽게 했다"며 "초기 과금 부담도 낮췄지만, 게임 단계가 올라갈수록 필요한 과금 액수가 상승하는 구조로 설계됐다"고 말했다.
하이커캐주얼 게임으로의 중심 이동 흐름에 MMORPG 게임사들도 변화를 모색중이다. 엔씨소프트 역시 방치형 게임으로 추정되는 '저니오브모나크'를 다음달 4일 출시할 예정이다. 모바일 MMORPG 중심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