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금리인하 속도 늦출 가능성은 불안요인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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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비트코인이 이번 주(11~17일)에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효과에 힘입어 역대 최고가를 또 넘었다. 시장에선 50만달러 선까지 오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하지만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을 수정할 가능성이 커지는 점은 비트코인 시세에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17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33분 비트코인은 9만89달러(약 1억2576만원)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16.51% 크게 올랐다. 지난 주말 7만7000달러선까지 올랐던 비트코인은 이번 주 시작과 함께 또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14일 오전 9만달러선을 뚫더니 9만3000달러선도 넘어섰다. 이후 소폭 내리면서 현재 9만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트럼프 효과’가 이번주에도 계속됐다. 미 대선일인 지난 5일 오전 7만 달러선을 밑돌았던 비트코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일 사상 최고가를 작성하면서 30% 넘게 오른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친(親) 가상자산 행보를 보였다. 그는 가상자산에 엄격한 규제를 적용한 게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취임 첫날 해임하겠다고 하는 등 가상자산 산업 관련 파격적인 공약을 내건 바 있다.

시장에선 낙관론이 대세다. 올해 안에 10만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주요 이벤트에 베팅할 수 있는 플랫폼 '칼시'에서 이용자의 60%가 내년 1월 이전에 비트코인이 10만달러에 도달할 것이라는 데 베팅했다. 또 이용자의 45%는 이달 중 비트코인이 10만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에 돈을 걸었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14일(현지시간) "비트코인 트레이더들이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10만달러 콜옵션(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집중 매수하면서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며 "비트코인 옵션 시장에서 이같은 흐름은 가격 상승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올해 최고 수준에 이르렀음을 뜻한다"고 밝혔다.

투자은행 H.C.웨인라이트의 애널리스트 마이크 콜로니즈는 "올해 말까지 긍정적인 정서가 지속할 것으로 보이며, 우리는 올해 말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디아마켓의 닉 필포트 공동 설립자도 “트럼프 당선 시 비트코인 가격 목표 범위가 7만5000~8만달러였는데 상장지수펀드(ETF)와 광범위한 가상자산 유입으로 내년 1분기 초반, 또는 더 일찍 10만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50만달러까지 오른단 예상도 있다. 멀티서비스 산업은행 갤럭시 디지털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크 노브그라츠는 “미국 정부는 추가로 비트코인을 사들여 가상자산과 디지털 자산 선도 국가가 되겠다는 의지를 전 세계에 보여주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며 “비트코인 가격은 50만달러를 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점은 불확실성을 키우는 대목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4일(현지시간) 댈러스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미국 경제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어떤 신호도 보내고 있지 않다"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 상승률도 재가속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시장에선 연준이 긴축정책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 바 있다. 

/자료=코인마켓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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