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알엑스 덕에 해외 매출 증가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당선되면서 미국이 주요 수출국인 K-뷰티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편적 기본관세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평균 3%대 관세율을 10%까지 인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향후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관세 인상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모레퍼시픽을 비롯한 K뷰티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13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우리나라 화장품 미국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1.1%나 증가한 8억7000만달러(약 1조2000억원)를 기록했다.

미국 수출 증가율은 전체 시장 증가율 18.1%를 뛰어넘는다. 우리나라 상반기 화장품 수출 총액은 48억2000만달러(약 6조7000억원)로 기존 최대치인 지난 2021년 상반기 46억3000만달러(약 6조5000억원)를 3년만에 뛰어넘었다. 

아모레퍼시픽 최근 실적 및 영업이익률. / 표=김은실 디자이너
아모레퍼시픽 최근 실적 및 영업이익률. / 표=김은실 디자이너

국내 뷰티 3대장으로 불리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산업 중 유일하게 호실적을 쓴 곳은 북미 수출에 집중한 아모레퍼시픽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681억원, 영업이익 750억원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160%나 늘어난 규모다.

실적 상승은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인수한 코스알엑스의 편입 효과 영향이 컸다. 아모레퍼시픽의 해외사업 매출은 36% 증가한 4313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47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미주 매출은 1466억원으로 108%나 증가했다.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는 ‘2024 인베스터 데이’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문화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화장품 산업 또한 큰 성장을 이루고 있다”면서 “건강한 매출 성장과 수익성 확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가 인베스터 데이에서 말하고 있다. / 사진=아모레퍼시픽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가 인베스터 데이에서 말하고 있다. / 사진=아모레퍼시픽

김 대표는 주요 전략 방향으로 ▲브랜드 경쟁력 강화 ▲글로벌 리밸런싱 가속화 ▲채널 대응력 강화 ▲미래성장 준비’ 등을 제시했다.

그는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대표 브랜드와 미래 성장 브랜드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면서 “글로벌 리밸런싱을 가속화하기 위해 미국, 일본, 유럽, 인도, 중동을 주요 전략 시장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이 강력히 추친해온 보호무역 정책은 아모레퍼시픽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국내 기초 화장품은 무관세 혜택을 받는다. 아모레퍼시픽은 주력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 스킨케어 브랜드를 중심으로 미주 시장을 확대 중이다. 만약 트럼프 당선인이 보편관세를 부과할 경우 아모레퍼시픽은 가격 경쟁력에서 크게 밀릴 가능성이 높다.

아모레퍼시픽은 2027년 영업이익률 12%를 목표로 삼았다. 아모레퍼시픽 영업이익률은 지난 2021년 7.1%에서 지난해 2.9%까지 떨어진 가운데 관세까지 추가 부과되면 아목표 달성은 어려워질 수 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견제에 적극적이란 점도 아모레퍼시픽엔 악재다. 아모레퍼시픽은 올 3분기 기준 중화권에서 매출 3535억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중화권 매출은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한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시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단 전망이 제기된다.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는 이날 장초반 10만9000원을 기록하며 지난 3월 3월 52주 최저가(11만400원)를 하회했다. 이후 주가는 소폭 상승해 전 거래일 대비 0.63% 오른 11만19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공약을 현실화하면 화장품 업계에 큰 타격이 있을 수 있다”면서 “가격 상승분을 제품에 모두 적용할 수 없기 때문에 제품 판매량을 늘리는 전략을 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채널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해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 대응 역량을 내재화하고 최적화된 마케팅 전략을 운영할 방침”이라며 “세포라 등 국내외 주요 채널을 비롯해 틱톡숍 등 신규 성장 채널과의 다각적인 협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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