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채용 과정서 갑질 논란 휘말려
“글로벌·오프라인에 초점, 핵심 사업에 집중 예정”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무신사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본격 몸집 키우기에 나섰다. 창업주 조만호 의장까지 복귀한 무신사는 내실 다지기에 돌입했다. 올해 거래액 5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무신사는 돌연 ‘갑질 기업’에 낙인 찍힐 위기에 처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올해 총 거래액 5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신사는 기업가치 3조~4조원을 인정받으며 일찌감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기업에 등극했다. 무신사는 기업가치 5조원 수준을 목표로, 내년 상반기 IPO를 준비 중이다.
온라인에 치우쳐있던 무신사는 올해 오프라인 확대에 적극 나섰다. 무신사가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적자 전환하면서 온·오프라인 부문서 성과를 내는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무신사는 지난해 1조원에 가까운 매출 9931억원을 기록했지만 86억원의 손실을 냈다. 조만호 의장은 수익성 제고 차원에서 책임경영을 위해 지난 3월 말 주주총회 및 이사회 의결을 통해 경영에 복귀했다.
특히 무신사는 본사가 위치한 성수동을 중심으로 오프라인을 확대 중이다. 무신사는 본사를 포함해 10여개 건물을 사용 중이다. 또 무신사스튜디오 W1와 무신사스토어 성수대림창고, TTRS 성수, 이구성수 등이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무신사는 옛 CJ대한통운 부지에 13층 규모 건물 ‘무신사스토어 S1(가칭)’이 건설 중이다. 무신사스토어 S1은 오는 2026년 상반기 오픈될 예정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무신사가 IPO 밑그림을 그리는데 한창”이라며 “무신사스토어 S1은 사실상 무신사표 백화점이 지어지는 셈인데, 무신사가 얼마나 성장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글로벌과 오프라인 사업에 초점을 두고 무신사스탠다드와 무신사, 29CM 플랫폼 등 핵심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무신사를 둘러싼 ‘갑질’ 논란이다. 무신사는 그간 네이버 크림과 가품 분쟁을 벌였고, 사내 어린이집 설치 관련 최영준 CFO가 “벌금을 내는 것이 더 싸다”는 취지로 발언하는 등 각종 악재에 휩싸인 바 있다.
올해 무신사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중소 패션 브랜드에 부당한 계약 조건을 요구했단 의혹을 받았다. 공정위는 지난 8월 말 무신사에 입점한 브랜드가 자신의 경쟁 플랫폼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막았다는 ‘멀티호밍 제한’ 의혹과 최혜 대우를 요구했단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업계에선 무신사가 갑질 논란에 휘말려 IPO가 늦어질 수 있단 우려를 제기했다.
공정위는 2019년을 기점으로 무신사의 갑질 사업행위가 이어진 것으로 파악했다. 무신사 거래액은 2019년 9000억원에서 지난해 4조원으로 성장했다.
또 무신사는 최근 직원 채용 과정서 갑질했단 논란을 빚고 있다. 무신사 면접을 봤다는 A씨가 무신사 면접 과정서 겪은 내용을 SNS에 올리면서 알려지게 됐다. A씨는 X(옛 트위터)에 “이번에 면접보면서 무X사 였는데, 면접관이 내 이력을 보면서 ‘이 이력을 보면 뭘 하려는지 모르겠다’며 훈계를 늘어놨다”면서 “이력이라는게 마음에 안 든다고 다 버리고 새로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적었다.
A씨의 글이 화제되면서 무신사 면접봤던 이들은 “나도 면접보면서 비슷한 말을 들었는데 면접 결과 조차 전달받지 못했다”, “상처뿐인 면접이었다”, “나만 당한게 아니였다” 등 비슷한 의견을 공유했다. 이후 A씨는 해당 게시글 이후 무신사 측 연락을 받았다. A씨 주장에 따르면 무신사 측은 공개적으로 사명을 노출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었으나 공식적인 사과는 없었다.
해당 글은 온라인 커뮤니티로 일파만파 퍼졌다. A씨의 주장에 B씨는 “곧바로 파기했어야 하는 면접자의 개인정보로 연락을 취한게 놀랍다”면서 “면접자도 고객인데 무신사 판단이 아쉽다”고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무신사가 스타트업이라 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아 성장하는데도 큰 도움이 됐지만 동시에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다”면서 “거래액, 실적 등 여러 방면서 규모가 커진 만큼 무신사도 무신사만의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채용 과정에서 구직자분이 불편을 겪은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으며, 문제가 발견되면 적극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