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누적 순이익 7513억원···한투증권 이어 두 번째로 규모 커
올해 호실적 보이고 있지만 시총은 올해 초 2위에서 4위로 밀려
실적 안정성은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추가적인 주주환원 여부 관건 평가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증권업계 2위 실적을 기록한 삼성증권이 증시에서도 자존심을 챙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증권의 시가총액은 업계 4위로, 올해 초 2위까지 올랐다가 밀린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밸류업과 같은 추가적인 주주환원 여부가 주가 향방의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삼성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59.13% 증가한 240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로써 삼성증권의 순이익은 올해 3분기 누적으로 7513억원이 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5.3% 늘어난 수치다.
삼성증권의 이 같은 누적 순이익은 업계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을 살펴보면, 한국투자증권이 카카오뱅크 효과로 1조416억원을 기록해 1위를 공고히 했고 삼성증권이 그 뒤를 이었다.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각각 6886억원, 6618억원으로 삼성증권을 쫓고 있지만 격차는 다소 벌어진 상태다.
삼성증권은 해마다 실적 순위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2022년 422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업계 4위에 위치했던 삼성증권은 지난해엔 5474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에 이어 세 번째로 올라섰다. 올해 남은 4분기 이 같은 실적이 유지된다면 다시금 한 단계 점프하게 된다.
다만 증시에서는 실적에 걸맞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전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4조1345억원으로 미래에셋증권(5조2625억원)과 NH투자증권(4조4407억원), 한국금융지주(4조3020억원)에 밀린 4위에 해당한다. 올해 초 시총 2위까지 올랐지만 경쟁사들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4위로 내려앉았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증권이 호실적을 내고 있는 만큼 주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증권사들은 3분기 실적발표가 있기 전인 지난달 대거 목표가가 상향 조정된 바 있는데, 당시 NH투자증권은 삼성증권의 목표주가를 리서치센터 중 가장 높은 6만2000원으로 제시했다. 전날 삼성증권 4만6300원인 것을 감안하면 34%가량 상승 여력이 남았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증권사들은 삼성증권의 높아진 이익 체력을 주목하고 있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3분기 실적은 해외주식 거래대금 증가와 시중금리 하락에 따른 운용손익 호조 등이 호실적을 이끌었으며, IB 부문 수수료수익도 양호한 수준이었다”며 “올해 특별한 일회성 요인 없이 높은 실적 안정성을 보이는 점은 대단히 긍정적이고 내년 업황 회복에 따른 추가적인 ROE(자기자본이익률) 향상 및 멀티플 상향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3분기 누계 기준 ROE는 14.5%로 지난해 대비 3.0%포인트 상승했는데 이는 국내 거래대금 감소를 해외주식 수수료로 상쇄했고 고액 자산가를 바탕으로 한 자산관리 이익의 성장이 동반됐기 때문”이라며 “4분기 실적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경쟁사 대비 안정적인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 관리 능력을 감안할 때 실적의 상대적 우위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주가 상승 모멘텀이 발생하기 위해선 밸류업과 같은 추가적인 주주환원책이 나올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추가적인 주주환원율 개선이 없다고 해도 배당 매력은 확보했다”면서도 “금리 상승 및 거래대금 감소로 인해 올해 4분기 실적은 상대적으로 약세로 예상돼 단기적인 관점에서 주요 주가 동인은 밸류업의 발표 여부와 내용과 같은 주주환원에 있다”라고 밝혔다.
이날 기준 삼성증권은 아직 밸류업 방안을 밝히지 않고 있다. 현재 증권업계에서 구체적인 밸류업 방안을 공시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 DB금융투자가 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올해 안에 밸류업 내용을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