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보 국책은행 인수 의견 나왔지만 현실화 가능성 낮아
우협 선정 연기되고 셈법 복잡하지만 특별히 다른 대안 없어
국감서 지적 받고 검토 중이나 예보, 현실적인 방안 선택 관측
"노조와의 갈등 등 부담 요인에도 불구하고 돌고 돌아 메리츠화재 인수 가능성"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최근 국정감사에서 MG손해보험 매각 관련해 국책은행이 나서야 한다는 정치권 의견이 나왔지만 현실화 가능성이 낮은 가운데 결국 메리츠화재가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협상대상자 발표가 연기되고 셈법 또한 복잡하지만 특별히 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예금보험공사가 현실적인 방안을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구조조정 등을 놓고 노조와의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관련 이슈들이 도마위에 오르면서 향후 매각 향방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MG손해보험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를 잠정 연기했다. 예금보험공사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MG손해보험 매각에 대한 다양한 지적을 받고 관련 검토 중이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시간차만 있지 결과적으로 메리츠화재가 인수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무엇보다 현실적인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설명이다. 앞서 지난달 열린 국정감사에서는 국책은행이 공동출자해 MG손해보험을 인수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과 같은 국책은행의 역할과 자본력을 살려서 매각난을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당시 김형일 IBK기업은행 전무이사는 "부실금융기관 정리를 통해 시장 안정에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한번 논의해보겠다"며 인수 검토 의사를 밝히기도 했지만 IBK기업은행은 내부적으로 참여하지 않겠다는 공식적인 결론을 내렸다.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사안인 만큼 심도 있게 검토했으나 사실상 이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른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도 국정감사에서 MG손해보험 인수가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김복규 KDB산업은행 전무이사는 "전문성과 경영 능력이 있는 기관이 인수하는 게 맞다"며 "산업은행은 KDB생명 기업가치 제고와 매각을 진행하고 있어 MG손해보험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책은행의 MG손해보험 인수 가능성이 크지 않은 만큼 시장은 다시 메리츠화재 등 기존 인수 후보를 주목하고 있다. 현재 예금보험공사는 수의계약으로 MG손해보험 매각을 추진 중인데 앞서 메리츠화재와 사모펀드 데일리파트너스 등 2곳이 참여 의사를 밝힌 바 있다.
MG손해보험은 지난 2022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뒤 현재 강제 매각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해 두 차례 매각 시도가 무산된 뒤 올해 세 번째 매각 공고를 냈다. 이후 세 번째 매각 공고 재입찰도 무산되자 수의계약으로 전환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수의계약이란 경쟁계약이 아닌 상대방을 임의로 선택해 계약을 맺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예금보험공사는 회사 지분을 매입하는 인수·합병(M&A) 외에도 자산부채이전(P&A) 방식을 열어뒀다. 자산부채이전은 인수·합병과 달리 고용승계 의무가 없다. 대상 회사의 자산과 부채를 전부 인수하는 방식과 달리 인수자가 자산과 부채 중 일부만 선별적으로 인수할 수 있다. 부실자산이나 후순위채 등을 모두 떼어낸 뒤 우량자산만을 사들일 수 있다는 얘기다. 부실자산만 남겨진 법인은 청산된다.
무엇보다 예금보험공사가 우선적으로 민간자금 투입을 고려하고 있고 초기 대규모 자본 부담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사모펀드보다는 메리츠금융지주를 모회사로 두고 있어 자본력이 좋은 메리츠화재가 유리하다는 판단이 나온다. 현재 국정조사에서 지적을 받고 검토 중이라고 하지만 특별히 다른 대안이 없는데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보험업 경력도 충분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온다.
문제는 구조조정 등 노조와의 갈등이다. 특히 인수 이후 MG손해보험 기존 직원들에 대한 고용승계 여부를 어떻게 해결할지 관심이 쏠린다. MG손해보험 노조 측은 연일 메리츠화재의 인수를 반대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가 자산부채이전 방식 매각 가능성도 열어놓은 만큼 해당 방식으로 거래가 성사되면 고용 승계 의무가 없기 때문에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의 반발이 이번 매각 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다"면서도 "노조의 결사 반대, 초기 대규모 자금 투입 부담에도 다른 현실적인 대안이 없기 때문에 결국 돌고 돌아 메리츠화재 인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