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 3분기 매출 1051억, 영업이익 534억 기록
"분기 사상 최대" 전년 동기比 23.9%, 54.5% ↑
올 4분기부터 보툴리눔 톡신 '보툴렉스' 美 판매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휴젤이 분기 최고 실적을 발표했다. 전체 실적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매출이 견인했다. 특히 미국 진출을 앞두고 ITC 소송과 대선 불확실성 사라지면서 시장 확장에 따른 추가 성장동력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휴젤이 올해 3분기에 연결기준 매출액 1051억원, 영업이익 534억원, 당기순이익 42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3.9%, 영업이익은 54.5% 증가했다. 이에 따른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2748억원, 영업이익은 1197억원으로 집계됐다.

품목별로는 보툴리눔 톡신 제품 ‘보툴렉스(수출명 레티보)’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647억원의 매출을 내면서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지난 7월과 9월에 진행된 미국향 선적을 중심으로 아시아 태평양에서도 매출이 증대되며 글로벌 시장에서만 약 73% 성장했다는 것이 휴젤 측 분석이다.

휴젤 실적 추이/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휴젤 실적 추이/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휴젤 고성장의 중심 ‘보툴렉스’

휴젤의 연간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2021년 2319억원에서 2022년 2817억원, 지난해 3197억원으로 신장했다. 영업이익도 2021년 956억원, 2022년 1014억원, 지난해 1178억원을 기록하며 매년 수익성이 강화됐다. 영업이익률은 2022년 36%에서 지난해 36.8%로 증가했다. 올해는 영업이익률이 40%를 넘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같은 실적 성장의 중심에는 보툴렉스가 있었다. 휴젤의 전체 매출에서 보툴렉스 제품 매출은 2021년 50.86%, 2022년 55.06%, 2023년 52.71%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기대되는 점은 보툴렉스가 올해 말 미국 출시를 앞두고 있어 추가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가 가장 크고, 단가도 높게 형성돼 있다. 미국 진출이 휴젤의 미래 성장에 핵심 축이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휴젤은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대내외 상황을 반영해 당분간 미국 중심으로 국내외 시장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신규 진출을 꾀하는 시장인 만큼 현지 파트너사 '베네브'와 협업해 영업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미국 시장에 출시된 톡신 제품은 미국 애브비 ‘보톡스’, 프랑스 입센 ‘디스포트’, 독일 멀츠 ‘제오민’, 대웅제약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 미국 레반스 ‘댁시파이’ 등 6개 품목이 있다. 휴젤은 보툴렉스로 기출시된 경쟁사 제품들과 점유율 경쟁을 벌이게 된다. 특히 대웅제약의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와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나보타는 미국에서 미용 시장 분야 중 매출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웅제약의 나보타는 2018년 캐나다에 허가된 이후 미국에서 2019년 2월 승인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보톡스 시장 규모는 47억4000만달러(약 6조4000억원)에 달한다. 2030년에는 66억8000만달러(약 9조3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 4Q, 레티보 '美' 판매···변수들 해소?

보툴렉스 미국 진출에 변수가 됐던 메디톡스와의 ITC 분쟁이 휴젤의 승소로 막을 내린 점,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사라진 것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ITC는 메디톡스가 제기한 보툴리눔 톡신 미국 내 수입에 관한 불공정 행위에 대한 조사에서 “휴젤의 위반 사실이 없다”고 최종 심결을 내렸다. 메디톡스가 승소할 경우 휴젤은 수입배제·중지 명령으로 미국행이 좌절되거나 원고 측에 거액의 합의금을 배상해야 했다.

레티보의 미국 판매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시 되면서 정책적 불확실성도 일부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는 방향에 맞춰 미국 진출과 시장 침투 전략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후보의 제약·바이오 관련 주요 정책은 ‘약가 인하’, 중국 견제를 위한 ‘생물보안법’과 ‘공급망 다변화’ 등이 있다.

서미화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미국향 레티보는 2024년 7월부터 수출이 시작됐고, 지난 9월 추가 선적이 이뤄져 미국 수출에 따른 첫 매출액이 3분기부터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레티보 런칭은 빠르면 연내 이뤄져 에볼루스와 경쟁 제품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휴젤 관계자는 “올 4분기 보툴렉스를 미국 출시해 3년 내 점유율 약 10%를 달성할 수 있도록 영업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