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후에도 금리 상승세 여전···7월 초 수준으로 회귀
연준 금리 인하 이후 투자 나선 투자자들 평가손 확대
“우려 과도해 다시금 하락”···“국채 수급 전망은 하방 제한 요인”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재집권이 이뤄지면서 미국 국채 ETF(상장지수펀드) 투자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pivot·통화정책 전환)에 시장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로 금리 움직임에 불확실성이 높아진 까닭이다.

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벤치마크 금리로 통하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인 6일(이하 현지 시간) 증시 마감 시간 기준 연 4.431%를 기록했다. 이는 전날 대비 15.1bp(Basis Point, 1bp=0.01%포인트) 높아진 수치이자 지난 7월 1일 이후 가장 높은 금리 수준이다.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가격 하락)하면서 미국 국채 ETF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내림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투자에 나섰지만 국채 금리가 큰 폭으로 뛴 까닭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기준금리 인하에 적극적으로 미국 장기채 ETF를 사들였는데,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린 9월 19일 이후 전날까지 관련 ETF 17개에서 464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실제 미 국채 금리는 연준의 금리 인하 이후 다시금 튀어 오르기 시작했다. 미국 국채 10년물은 지난 9월 17일 3.599%를 기록한 이후 두 달이 채 되지 않아 83.5bp나 뛰었다. 같은 기간 미 국채 30년물도 71bp가량 올랐다. 미국 연준이 추가적인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던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최근 금리 급등으로 난감한 상황에 부닥친 것이다.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이미 미국 국채 ETF의 수익률은 곤두박질쳤다. 미국 장기물에 투자하는 레버리지 상품인 ‘ACE 미국30년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 H)’ ETF는 지난 9월 19일 이후 전날까지 -19.5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ETF 중에서 세 번째로 낮은 수익률이다. 레버리지가 아닌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ETF도 -10.73%의 저조한 성과를 냈다.

문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 승리하면서 불확실성이 가중됐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도 금리의 향방을 두고 각기 다른 전망이 쏟아지고 있는 상태다. 우선 금리 하락을 예견하는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이미 반영됐고 시장의 우려도 과도하다는 부분에서 되돌림의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당선과 공화당 우세 속에서 금리는 단기적으로 상방 압력에 노출될 수 있다”면서도 “현행 베이스 시나리오에서 재정악화에 따른 금리 영향의 중간값은 40~50bp로 추정되는데, 미 국채 금리의 최근 저점 대비 상승 폭은 이와 비슷하거나 더 크기 때문에 향후 10년에 걸친 재정악화를 상당 부분 선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향후 재료에 따라서 금리의 하방 압력은 재개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반면 시장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트럼프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지출 예고로 인해 미 국채 발행 확대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그러나 미 국채의 주요 매수자인 중국이 이미 미 국채 보유량을 줄이고 있고 미·중 갈등으로 이 같은 부분이 더욱 가속할 수 있다. 이에 향후 수급을 고려하면 미국 국채 가격의 하락(금리 상승)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