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메스부터 9연속 코스닥 IPO기업 상장 첫날 공모가 하회
코스닥 공모주 위기론 확산···‘상초’ 공모가 뻥튀기는 진정세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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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코스닥에 상장한 새내기주들이 9연속으로 상장일 공모가를 밑돈 채 장을 마감하면서 공모주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사태를 놓고 증권사들의 과도한 기업가치 부풀리기와 수요예측 과정에서 기관들의 묻지마 주문이 만들어낸 공모가 뻥튀기가 맞물렸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 토모큐브까지 코스닥 공모주 ‘9연패’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에 상장한 3차원 비표지(Label-free) 세포 이미징 전문 기업 토모큐브는 공모가 1만6000원 대비 5930원(-37.06%) 급락한 170원에 장을 마쳤다.

공모주 시장은 전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더본코리아가 공모가(3만4000원) 대비 51.18% 상승한 5만1400원에 장을 마치며 다소 진정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날 상장한 토모큐브 주가가 다시 공모가를 크게 밑돌면서 코스닥 새내기주에 대한 우려는 다시 확산하고 있다. 

지난 10월 24일 상장한 씨메스부터 9연속으로 코스닥 신규 상장기업들의 주가는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공모가 3만원으로 상장한 씨메스는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23% 하락한 2만31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후 웨이비스(–27.4%), 에이치엔에스하이텍(-22.8%), 클로봇 (-22.54%), 성우(-12.5%), 에이럭스(-38.3%), 탑런토탈솔루션(-23.7%), 에이치이엠파마(-28.7%) 등이 연속으로 상장일 주가가 공모가를 밑돈 채 장을 마감했다.

잇따른 코스닥 새내기주들의 주가 급락 배경을 놓고서는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일단 증권사들의 기업가치 부풀리기와 맞물려 수요예측 단계에서 공모가가 희망공모가범위 상단을 초과해 결정되는 ‘상초(상단초과)’ 공모가가 횡행하면서 공모가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훼손됐다는 지적이 우세한 편이다.

특히 지난해 6월 신규상장 종목의 상장 첫날 가격상한폭이 기존 공모가 대비 260%에서 400%까지로 확대되고 수요예측 관련 제도가 바뀌면서 시행된 '초일가점'이 공모가를 부풀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초일가점은 수요예측 첫날 주문을 내는 기관에 공모주 물량 배점 가점을 주는 제도다. 수요예측 첫날부터 높은 가격을 써내는 기관이 물량을 쓸어 담고 마지막까지 기업분석을 꼼꼼히 하고 주문을 넣는 기관이 물량을 훨씬 적게 받게 되자 기관들이 수요예측 첫날 묻지마 상초 주문을 넣는 것이 당연시됐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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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평가냐 시장 불신이냐

코스닥 새내기주들의 주가 급락이 이어지면서 희망공모가범위를 넘어서는 상단초과 공모가는 이제 모습을 감추고 있다.

신규 상장할 IPO기업들 가운데 공모가가 희망공모가범위를 초과해 결정된 기업은 현재 에어레인이 마지막이다.

에어레인은 지난달 15∼21일 진행된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1000.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공모가를 희망공모가범위(1만6000∼1만8500원) 상단을 초과하는 2만3000원으로 확정했다.

에어레인 상장주관사인 신영증권은 ‘공모주 안전지대’로 알려지며서 공모주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심각해진 공모주 시장 분위기에 에어레인 공모가 역시 희망공모가범위 상단을 24% 초과해 결정되었기에 상장일 주가 흐름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후 상장 예정인 노머스, 닷밀, 쓰리빌리언, 엠오티, 사이냅소프트, 위츠 등은 모두 공모가를 희망공모가범위 이내에서 결정했다. 노머스와 닷밀의 경우 투심 악화 속에서도 공모가를 희망공모가범위 상단으로 결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공모주 투자자들의 반응은 아직 냉랭하다. 노머스의 경우 11월 4~5일 실시한 공모청약에서 경쟁률이 2.62대 1에 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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