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진, 수막구균 4가 백신 ‘EG-MCV4’ 국내 3상 신청
올해 7월 유바이오로직스로부터 기술이전
"2027년부터 직접적인 수익 발생"···자체 상업화 모색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아이진이 수막구균 4가 백신에 대한 임상 3상 전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국산 백신으로 직접 생산과 판매까지 준비하겠다는 목표다. 연이은 신약 임상 중단 및 실패 소식을 만회할 카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수막구균 4가 백신 ‘EG-MCV4’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국내 임상 3상 신청을 완료했다. 아이진은 EG-MCV4 시험군 약 400명과 대조군 약 400명에게 ‘EG-MCV4’와 대조약(멘비오)을 각각 단회 투여하고, 6개월간 관찰해 대조약과 비열등성의 면역원성, 안전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아이진에 따르면 EG-MCV4는 4개의 수막구균 혈청형(A, C, W-135, Y군)이 CRM197 단백과 접합된 4가 수막구균 단백 접합 백신이다. 앞서 아이진은 지난 7월 EG-MCV4의 사업화를 위해 유바이오로직스로부터 수막구균 4가 백신의 허가 임상 개발 및 독점판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임상 시료 및 원액 공급을 담당한다.
EG-MCV4의 국내 품목허가 목표 시점은 2026년이다. 한국 및 범아메리카 보건기구(PAHO)를 통한 중남미 등 중진국 시장과 중국, 일본 및 동남아시아 시장에 차례대로 진출할 계획이다. 아이진 관계자는 “EG-MCV4 국내 3상을 끝내는 대로 직접 생산과 판매를 계획 중”이라며 “2027년부터 매출과 수익 발생을 기대 중”이라고 전했다.
아이진은 2022년과 지난해 연이어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임상 중단과 실패 소식을 전하며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2년 연고 형태의 창상 치료제로 개발 중인 ‘이지데코린’ 국내 임상 2a 시험에서 유효성을 확인하지 못했다. 지난해 4월에는 코로나19 백신으로 개발해오던 ‘이지-코비드(EG-COVID)’의 국내 임상 1·2a상 시험을 중단했다. 당시 아이진 측은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90%에 달하는 상황에서 임상 대상자를 구하기 어렵고 시장성이 불확실해 개발을 중단하게 됐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같은 해 9월 심근허혈·재관류손상 치료제 ‘이지-마이오신(EG-Myocin)’의 임상 2상 결과에서 위약 대비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소식도 알렸다. 임상시험에서 환자로부터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확보하지 못하면서다. 결국 임상 2상 초반부터 세웠던 국내·외 제약사 기술이전 계획에 큰 변곡점을 맞게 됐다.
현재 아이진이 신약 개발을 통해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사례는 단 2건이다. 2013년 당뇨성 망막증 진단제로 개발하던 ‘EG-Mirotin’에 대한 국내 사업권리를 진매트릭스에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22년에는 한국비엠아이와 대상포진 예방 백신 ‘EG-HZ’에 대한 국내 상업화 권리를 넘겼다. 해당 기술이전 계약으로 2022년 18억원, 지난해 9억5000만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다만 올해부터는 별도의 기술료 수입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2년간 주요 파이프라인들에서 임상 중단과 실패를 경험해왔기 때문에 이번 EuMCV-4 임상 3상에 더욱 관심이 몰린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신규 기술이전이 성사되지 않고서야, 가장 가까운 시점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은 수막구균 4가 백신 EG-MCV4이 유일하게 여겨지고 있다.
아이진 관계자는 “한국비엠아이와 EG-MCV4 이번 임상 단계부터 공동개발에 착수했다”며 “기존까지는 임상시험 단계에서 대형 제약사에 라이센스 아웃 계약으로 수익 창출을 모색했다면, 이번 프로젝트는 직접 상용화와 판매까지 주도한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상 3상 후 판매 허가를 받으면 향후 약 10년 동안 조달 시장을 포함한 국내 시장에서 최소 6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