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식사 제공하는 아파트 10여개 단지
신세계푸드·삼성웰스토리 선전 속 5대 단체급식업체 新시장 선점 분주

/ 이미지=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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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4세대 아파트의 대표적 커뮤니티 서비스인 조·중·석식 론칭 단지가 늘어나면서 단체급식업체가 분주해지고 있다. 아직은 서울 전역에서 단지 내 조리실에서 직접 조리해 식사를 제공하는 단지가 10여 곳에 남짓한 소규모 시장인 만큼 절대강자도 약자도 없는 춘추전국시대다. 다만 고물가 시대에 저렴한 가격으로 균형잡힌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하루에 수백 인분씩 준비해도 완판될 정도로 수요가 급증하다 보니 시장 선점을 위한 급식업계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래미안포레스트에서는 지난달 입주 4주년 특식으로 통참치 해체쇼가 진행됐다. 아파트 커뮤니티에서 회가 나오는 것도 이례적이지만 참치 해체쇼를 가까이서 눈으로 보는 즐거움도 컸다는 후문이다. 해당 단지의 식사는 신세계푸드가 맡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이 단지뿐 아니라 국내 국민평형 최고가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는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에도 들어가 9월 말부터 약 한달 째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한끼에 1만1000원으로 한식과 양식 가운데 선택 가능하다.

절대강자는 없다지만 신세계푸드는 아파트 커뮤니티 식사 서비스에서 가장 많은 업장을 갖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통참치 해체쇼를 진행한 강남구 래미안포레스트를 비롯해 용산구 센트럴파크 해링턴스퀘어, 성동구 트리마제, 서초구 래미안 리더스원, 영등포구 여의도 브라이튼 등에서 입주민에게 식사를 제공한다. 강남구 디에이치자이개포도 당초 한화그룹 호텔&리조트에서 분리독립된 푸디스트에 조리를 맡겼다가 올해부터 신세계푸드로 갈아탔다. 식사비용은 입주민 카드를 찍거나 안면인식을 하고 나면 익월 관리비로 청구되는 형태다. 디에이치자이의 경우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입주 1주년 기념으로 서빙로봇을 기증하면서 인건비는 최대한 아끼고 식재료 단가를 높여 질 좋은 한 끼를 제공해 입주민의 만족도도 높다.

단체급식업계 매출 및 영업이익 1위인 삼성웰스토리는 트렌드에 맞춘 다채로운 식사를 내놓기로 정평이 나 있다. 과거 ‘냉장고를 부탁해’ 프로그램 방영 당시는 해당 방송에 출연한 정호영, 샘킴 셰프 등과 콜라보한 협업상품을 내놓았고, 최근에는 넷플릭스 ‘흑백요리사’가 인기를 끌자 참여 셰프들과 식사 메뉴 개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웰스토리는 미쉐린가이드·블루리본·백년가게 등 미식가이드 인증한 전국의 유명 맛집들과 콜라보를 잘해 일주일 중 두 세끼는 이러한 식사를 제공하기도 한다. 전국구 맛집인 전주 베테랑의 들깨칼국수, 역사와 전통의 K-바베큐 맛집 삼원가든, 샘킴 오너셰프가 운영하는 고급 이탈리안 레스토랑 오스테리아샘킴의 파마산치즈뇨끼 등이 그것이다. 줄 서서 기다려 먹는 외부 맛집의 인기 메뉴들을 아파트 단지 내 커뮤니티 식당에서 고객들이 손쉽게 즐기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다. 그 결과 실적도 상승세다. 최근 발표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각각 15%씩 성장했는데 회사는 배경으로 단체급식사업을 꼽기도 했다.

이밖에 CJ프레시웨이는 올해부터 65층 주상복합인 청량리 롯데캐슬 SKY L-65에서 단체급식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청량리는 천지개벽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정비사업이 활발히 진행되는 만큼 해당 단지에서 우수한 평판을 만들어 놓고 인근 단지도 시도하는 게 목표다.

막내 구지은에서 구미현으로 경영권이 넘어가며 올해 여름까지도 어수선한 모습을 보이던 아워홈도 뒤늦게나마 아파트 커뮤니티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아워홈 전신이 GS인 만큼 내년 상반기 입주를 시작하는 GS건설 시공 서초구 반포동 메이플자이 입주하면 들어갈 것을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급식업체가 대단지 중심으로 들어가다보니 식수변동이 적어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시장 확장성이 크지 않아 반짝 인기에 그칠 것이라는 당초 우려와 달리 최근에는 단지를 선점하려는 업체가 늘면서 경쟁입찰 구도가 성립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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