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카드사들, 3분기 실적 일제히 개선···전년比 평균 25.5% 증가
대출성 자산 증가가 수익 향상에 주효···금융지주계 카드사들, 카드론 급증 두각
금융당국, 카드론 규제 검토 시 카드사 수익성 악화 불가피···하반기 건전성 관리 주력해야
"카드론 차주 특성 고려해 성실히 상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현실적인 방안 마련 필요"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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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주요 카드사들의 3분기 실적이 일제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 향상 배경으로 카드론 등 대출성 자산 증가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금융당국이 치솟는 가계대출을 막기 위해 카드론 규제 검토에 나서게 된다면 카드사들의 수익성 활로가 다시 막힐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건전성 관리가 하반기 과제로 남았다.

30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카드 등 금융지주계 카드사와 삼성카드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779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5% 증가했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5곳의 카드사 모두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였다. 

카드사별로 보면 신한카드는 3분기 순이익 5527억원으로 순이익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한 수치다. 이어 삼성카드가 전년 대비 23.6% 늘어난 531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순이익 성장률이 가장 큰 곳은 KB국민카드다. KB국민카드는 3분기 순이익 37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우리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19.7% 증가한 140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주요 카드사들의 호실적 배경에는 카드론 등 증가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1·2금융권 금리 역전과 은행권의 대출 축소 등의 영향으로 풍선효과가 발생했다는 평가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38조원 수준이었던 9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우리·하나·롯데·NH농협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6월 말 40조6059억원으로 불어났고 최신 통계인 9월 말 기준 41조6870억원으로 1분기 만에 1조811억원 급증했다. 카드론 잔액은 1월에 전월 대비 4507억원 증가한 데 이어 2월 2000억원, 3월 78억원, 4월 4823억원, 5월 5542억원, 6월 1000억원, 7월 6206억원, 8월 6044억원 늘어나는 등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금융지주계 카드사만 놓고 보면 카드론 잔액 증가 속도는 더 빠르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신한·KB국민·하나·우리카드 등 금융지주계 카드사 4곳의 카드론 잔액은 총 24조8384억원으로 전년 동월(23조5609억원) 대비 1조2775억원 불어났다. 우리카드 6984억원·삼성카드 3783억원·KB국민카드 1342억원·신한카드 666억원 순으로 카드론 잔액 증가 폭이 컸다.

아직 카드론 등 카드대출 부문을 떼어놓고 실적을 세부적으로 공개하지 않아 정확히 판단할 수 없지만 최근 1년간 가계대출 풍선효과로 카드론 잔액이 급증한 것을 고려하면 카드론 수익이 극대화되면서 실적 확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카드론은 일반 은행 신용대출과 달리 담보 및 보증이 없고 신용카드만 갖고 있으면 별도 서류 제출이나 심사 없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금리가 높고 중·저신용자의 이용액이 많아 서민들의 급전창구로 불린다. 이러한 상품 특성을 감안하면 연체율 관리가 과제로 남을 수 밖에 없다.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대책으로 카드론에 대한 수요 확대가 이어지면서 건전성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 지배적이다. 향후 카드론 역시 규제가 강화된다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하반기부터는 건전성 관리는 카드사들의 주요 전략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카드론 대환은 연체 가능성이 있거나 이미 연체가 시작된 차주를 대상으로 상환을 잠시 미뤄주는 개념이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론을 쓰는 차주의 특성을 감안하면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저신용자가 다수일 것"이라며 "카드론 차주 특성을 고려해 성실히 상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현실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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