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회장 취임 후 첫 정기인사
백화점부문과 이마트부문으로 계열 분리키로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신세계그룹이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신세계그룹은 정유경 총괄사장을 신세계 회장으로 승진시키고, 계열 분리 토대를 구축했다.
30일 신세계그룹은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정유경 총괄사장이 신세계 회장으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12월 신세계 총괄사장으로 승진한지 9년 만이다.
이번 정기 인사는 정용진 회장의 취임 첫 해 인사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에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신상필벌의 원칙 아래 역량 중심의 인재를 적극 발탁해 성장을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그룹 의지를 반영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의 계열 분리 토대를 구축했다. 그간 그룹은 지난 2019년 신세계와 이마트가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백화점부문과 이마트부문을 신설, 계열 분리를 위한 사전 준비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백화점부문은 신세계백화점을 필두로 패션·뷰티, 면세와 아웃렛 사업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확대해왔다. 이마트부문 역시 이마트를 구심점으로 스타필드, 스타벅스, 편의점과 슈퍼 등 고객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신세계그룹은 올해가 본업 경쟁력 회복을 통한 수익성 강화 측면에서 성공적인 턴어라운드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간 물밑에서 준비해온 계열 분리를 시작하는데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백화점부문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1997년 삼성그룹으로부터 독립하고 지난해 기준 그룹 전체 매출이 약 71조원을 넘어서는 등 성과를 일궜다. 이 기간 동안 백화점은 출점한 지역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다졌다. 이마트도 153여개 점포망을 바탕으로 국내 최고의 대형마트로 자리매김했다. 또 스타필드와 스타벅스, 면세, 패션, 뷰티, 이머커스 등 고객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쳐 경쟁력을 쌓아왔다.
이마트도 ‘본업 경쟁력 강화’라는 핵심 화두로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영업익이 전년 대비 519억원 증가했고, 연간 기준으로도 2020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그룹은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가 계열 분리 최적기라고 판단했다. 계열 분리를 위해 신세계그룹은 본업 경쟁력 악화를 위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마트24 대표엔 송만준 이마트 PL/글로벌사업부장이 내정됐다. 이는 올해 선보인 ‘노브랜드 중심 편의점 모델’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신세계푸드 대표엔 강승협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이 선임됐다.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는 신세계인터내셔날 뷰티&라이프부문 대표를 겸직하게 됐다.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에는 전상진 이마트 지원본부장이 내정됐으며, 신세계L&B 대표에는 마기환 대표를 외부 영입했다.
신세계야구단 대표에는 김재섭 이마트 기획관리담당이 발탁됐다. 이는 역량을 갖춘 인재라면 직급에 상관없이 대표로 발탁해 성과 창출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또 과거 획일화된 인사 체계를 탈피한 것으로 조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회사 전체적으로는 인재 활용 폭을 넓히는 효과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