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 1300억대 사고에도 이자이익 성장과 안정적 비용관리로 순익 성장
리딩금융 왕좌 탈환은 실패…KB금융과 누적 손익 격차 4000억원으로 벌어져
3분기 순익, 3.9% 증가한 1조1921억원 기록…주당 540원 배당·4000억 자사주 취득·소각 의결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올해 3분기까지 4조원 규모에 달하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일회성 손실 영향에도 불구하고 이자이익 성장과 안정적 비용관리로 양호한 그룹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25일 신한금융그룹은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으로 3조9856억원을 시현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규모다. 역대 최대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022년 3분기 4조3154억원이었지만 당시 포함된 일시적 순이익(증권사 사옥 매각 3220억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이번이 최대 기록이다. 3분기만 놓고 보면 당기순이익은 1조238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증가했다.
견조한 실적을 시현한 신한금융그룹이지만 주요 계열사인 신한투자증권에서 최근 발생한 1300억원 규모의 파생상품 운용 손실 탓에 3분기 적자를 기록해 리딩금융 왕좌 탈환에는 실패했다. KB금융그룹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4조3953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양사의 누적 당기순이익 격차는 345억원에 불과했으나 3분기 들어 4000억원 이상으로 벌어졌다.
신한금융의 3분기 이자이익은 2조855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2% 증가했다. 그러나 시장금리 하락 여파로 3분기 신한금융과 신한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각각 1.90%, 1.56%로 전분기에 비해 각각 0.05%포인트, 0.04%포인트 하락했다. 3분기 비이자이익은 8278억원으로 25.6% 감소했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증권의 파생상품 거래 손실 등으로 비이자이익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선제적 충당금 적립 등 안정적 대손비용 관리와 비용 효율성 개선을 통해 견조한 이익 체력을 유지했다"며 "앞으로도 선제적인 손실 흡수 여력 확보 노력과 함께 다각화된 그룹 포트폴리오를 통한 수익력 개선을 통해 그룹의 펀더멘털을 더욱 더 단단하게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8월 5일 신한투자증권에서는 아시아 증시 폭락 시점에 이뤄진 코스피(KOSPI)200 선물거래에서 1000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 이번 3분기 실적에 이 금융사고 손실 규모는 1357억원으로 반영됐다. 이와 관련 신한금융은 "그룹 차원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한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시점에 이러한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있으며 이번 기회를 통해 고객의 신뢰와 단단한 내부통제가 업의 본질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면서 원점에서 내부통제 시스템을 들여다보고 고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의 3분기 글로벌 부문 순이익은 1671억원으로 대손비용이 늘어난 영향에 전분기 대비 15% 감소했다. 다만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은 57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2%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순이익(5495억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재정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과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3분기 말 기준 15.98%, 13.13%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CET1 비율은 보통주 자본을 위험 가중 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배당 여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신한금융 이사회는 이날 3분기 주당 배당금을 540원으로 결의했다. 이와 함께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자사주 매입·소각 한도 중 2500억원은 올해 말까지, 나머지 1500억원을 내년 초 이뤄질 예정이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신한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1조49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2% 증가했다. 3분기까지 누적 기준은 3조 1028억원으로 역대 최대 순이익을 시현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대출 자산 확대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 작년 3분기 적립했던 추가 충당금 적립 효과 소멸에 따른 대손비용 감소 등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와 신한라이프도 각각 1734억원과 1542억원으로 각각 13.9%와 33.0% 늘었지만 신한투자증권은 -168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