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1A타입 임대차 70억원에 계약···3.3㎡당 1억1600만원꼴
서울 내에서도 지역별 편차 넘어 단지별 편차로 가격 양극화 심화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서울 주택시장에서 임대차거래 3.3㎡당 1억원을 넘는 사례가 나왔다. 매매도 아닌 전세거래가 3.3㎡당 1억원 이상인 경우가 매물로 나온 적은 있어도 실제 거래된 것은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서울 내에서도 지역별 편차를 넘어 단지별 편차로 가격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2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아크로서울포레스트 201A 타입(구 60평형)은 지난달 초 70억원에 계약됐다. 놀랍게도 이는 매매가격이 아닌 전세가격이다. 3.3㎡당 가격으로 환산해보면 1억1600만원을 넘어선다.
서울 내 주택시장의 시세를 이끄는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는 지난 9월 234.98㎡ 펜트하우스 타입의 전세보증금이 90억원에 매물로 나와 세간을 놀라게 했다. 3.3㎡당 보증금이 9442만원으로 매매도 아닌 전셋가가 1억원에 육박해서다. 실제 이 가격은 동일타입이 올해 4월 40억원에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데 견주어보면 반년도 채 안 돼 2배나 오른 수준이다. 신축의 펜트하우스라는 희소성 때문에 몸값을 높인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호가에 불과할 뿐 아직 거래가 성사되진 않았다.
그런데 강남3구도 아닌 성동구에서 3.3㎡당 보증금 1억원을 넘긴 사례가 먼저 나온 것이다. 이 단지의 동일 타입 역시 7월에 54억원에 임대차계약이 이루어진 점에 미루어보면 불과 두 달새 임대차 보증금이 16억원이나 뜀박질했다. 2006년 실거래가가 공개되기 시작한 이래 보증금 90억원 이상 전세 거래는 5건에 불과한데, 이들은 초대형 평형이었기 때문에 3.3㎡당 1억원을 돌파한 사례는 없었다. 이번 거래는 역대 최고가 아파트 전세금 기록을 세운 더펜트하우스청담(PH129) 전용 273㎡(구 101평형) 100억원 보다도 3.3㎡당 2000만원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해당 단지는 성동구지만 애초에 DL이앤씨(구 대림산업)이 하이엔드 주거 문화의 기준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초호화 단지로 자체 시행, 시공한 사업장이다. 해당 단지는 과거 오세훈 시장 임기 때 인허가가 난 지역이기 때문에 이후 고 박원순 전 시장 때의 한강변 최대 35층 룰을 적용받지 않고 초고층으로 지을 수 있었다. 최초 분양 당시에는 패기넘치게 견본주택 조차 짓지 않고 공급에 나섰지만 분양물량의 85%가 미분양나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최근 신축 한강뷰 트렌드에 맞춰 초고층 한강뷰가 근사한 단지로 재평가되며 가치가 상승하는 모습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부유층은 프라이빗한 생활을 추구하기 때문에 세대수가 280세대로 적은 아크로서울포레스트라도 선호도가 높다”며 “단지에 이렇다할 조경이 없어도 서울숲과 인접해 녹지를 누리고 한강 조망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