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KB금융지주 주주가치 제고책 발표에 급등
금융주 밸류업 참여 적극적···10곳에서 밸류업 공시
수급 들어오는 밸류업 ETF도 호재···향후 주가 흐름 주목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금융주의 밸류업 정책 참여가 돋보이는 가운데 올해 남은 기간 주도 업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밸류업 이행 기대감을 높이는 호실적이 발표된데다 배당주가 가장 많은 조명을 받는 연말 시즌에 돌입했다는 점에서 투자 수요가 몰릴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고 있는 까닭이다.

25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으로 구성된 ‘KRX 은행’ 지수는 이날 1.57% 상승한 929.86에 장을 시작해 장중 969.43까지 5.89%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29개 KRX 지수 중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로, 코스피가 보합세를 보인 것과도 대조된다.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KRX 은행 지수가 급등한 배경에는 KB금융지주의 밸류업 정책 발표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KB금융지주는 전날 보통주자본비율(CET1) 13%를 초과하면 잉여 자본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내용 등의 기업가치 제고책을 꺼내 들었다. 이는 시장 예상보다 강한 환원책으로 평가되며 이날 장중 11% 넘게 상승하기도 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KB금융지주 분석 보고서를 통해 “CET1 비율이 워낙 높아 실제로 13% 상회분을 모두 환원에 소진하면 다소 파격적인 금액”이라며 “국내 최고 금융지주 위상에 걸맞은 훌륭한 환원책이자 연말 밸류업 지수 추가 편입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026년 말 예상 CET1 비율은 13.8%다. 이에 따른 환원 가능 재원은 2조8600억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

지수 상승은 금융업종에 대한 밸류업 정책 기대감이 나타난 것으로, 장기적인 상승 흐름으로 이어질지 이목이 쏠린다. 전날 KB금융지주를 포함하면 10곳의 금융사들이 밸류업에 나서겠다는 공시를 냈다. 이는 전 업권 중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다. 특히 4대 금융지주 중에서는 하나금융지주를 제외한 3곳(KB금융·신한지주·우리금융지주)에서 구체적인 밸류업 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 올해 3분기 호실적까지 겹친 점도 주가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실적이 좋게 나올수록 주주환원 확대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KB금융지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 증가한 1조614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JB금융지주는 193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4% 증가한 것이다. 이 밖에 다른 금융주 역시 호실적이 예상된다.

배당주가 가장 관심을 많이 받는 연말로 접어들고 있다는 부분도 금융주에는 호재다. 통상적으로 4분기에 접어들면 배당주가 강세를 보여왔다. 배당기준일이 연말에 몰려 있어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식을 미리 사들여 내년에 배당을 받거나 배당락 전 시세 차익을 남기려는 투자 수요가 몰렸던 까닭이다.

이 밖에 밸류업 ETF 출시도 금융주엔 긍정적인 이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30일 밸류업 지수를 발표했고 현재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이에 발맞춰 자산운용사들은 밸류업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출시할 예정인데, 이는 밸류업에 적극적인 금융주에는 수급이 개선되는 효과가 될 수 있다. 

다만 그동안의 주가 상승이 부담될 수 있다는 점과 금리 인하기엔 성장주의 매력이 더 부각될 수 있는 부분은 주가 상승의 제한 요인으로 분류된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과거 금융주는 배당에 제동을 거는 정부 탓에 투심이 위축됐던 사례가 있었지만 밸류업 정책으로 이 같은 리스크는 줄었다”면서도 “주가가 계속 오르면 시가 배당률이 떨어져 다른 선택지 대비 매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 금리 인하 국면 속에서 성장주 위주의 장세가 펼쳐질 수 있다는 점은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