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올해 서울대, 연세대와 산학협력
롯데바이오로직스, 국내 5개 대학 산학협력 프로그램
전문 인력 모시기 '옛말'···신입 채용 늘리고 인재 양성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들이 국내 대학들과 협력해 맞춤형 인재 양성에 뛰어들었다. 기업에 재직 중인 숙련된 인재뿐 아니라, 대학 및 대학원에서 직업 실무 교육을 제공해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육성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CDMO 업계가 가파른 성장세를 토대로 인재 확보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대학교와 산학협력을 맺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CDMO 기업 중 재직자 수가 가장 많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 등이 그 예다.
CDMO는 바이오 업계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며 후발 기업들의 유입이 늘어나는 분야 중 하나다. 이에 따라 인재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 인력 부족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각 기업들이 생산 시설을 확충하고 있지만, 인력 공급이 부족해 기업간 인력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경력직 인력 영입에 매달리기 보다, 맞춤형 신입 인재를 직접 양성하는 것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업계에서 원하는 실무 능력을 대학교에서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늘리는 등 우수 인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송도 메가플렌트의 2027년 첫 가동을 앞두고 인력 확보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2025년 1공장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3개의 생산공장 준공을 계획 중이다. 이 같은 타임라인에 맞춰 1공장이 가동되기 전인 2024년부터 현장 운영인력을 채용해 매년 인력 충원을 늘릴 예정이다.
지난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CDMO 후발 주자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기존 기업 인재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경쟁사와 인력 쟁탈 소송전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내에서 인재를 양성하고, 해외 공장에서 인재를 영입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신입 인력 채용 확대를 염두해 이달 한국폴리텍대학과 동양미래대학교, 유한대학교, 인하공업전문대학, 재능대학교와 산학협력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각 대학들에 바이오 직무능력 향상 교육을 제공하고 롯데협약반 운영으로 취업기회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각 대학들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회사 입장에서는 전문 인재 양성에 따른 인력난 해소를 기대해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산학협약을 통해 인재 육성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 2월 서울대에 이어 지난 8월 연세대와 바이오 R&D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장학생에게 전 학기 등록금 및 학비 보조금이 지원되며, 졸업과 동시에 입사 기회를 주고 있다. 바이오 관련 학과를 보유한 대학과의 산학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지역 인재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청주대와 산학협력단과 산학맞춤형 인력양성과 학생 채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와 청주대는 제약 바이오메디컬공학 전공 학생 채용을 비롯해 바이오 분야 신사업 기획·발굴, 현장 실습, 각종 인력과 행사 교류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국내 CDMO 산업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 제약사들의 후발 진입이 늘어나면서 수주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을 띄고 있다. 다수에 기업이 시설 설비를 확충하면서 의약품 배양 및 공정 등의 생산인력은 점점 더 부족해지고 있다. 바이오 산업은 업종 특성상 전문 인력이 곧 핵심 경쟁력으로 여겨진다. 기업들이 인재 육성과 전문 인력 확보에 선제적으로 나서는 이유다.
한국바이오협회 이승규 부회장은 “각 대학과 대학원에서 제공하는 교육만으로는 기업마다 요구하는 직무 수행 능력을 키우기 다소 어려움이 있다”며 “바이오 업계는 인력과 직무간 미스매칭이 가장 문제라고 볼 수 있는데, 산업계가 나서서 직무 교육을 주도한다면 일자리 미스매칭을 해소하는데 도움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