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석에서 금속들 뽑아내는 기술 탁월···98분기 연속 흑자에 영업이익 8.8%
경영권 분쟁 마무리 후에도 국가적 기업 망가지는 결과 없어야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끝을 향해 가고 있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 기술 해외유출 우려가 논쟁이슈 중 하나입니다. 사모펀드로 경영권이 넘어가게 되면 국가적 핵심기술들이 중국 등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있고, 사모펀드 측은 다른 국가에 매각하지 않겠다며 반발하는 입장이죠.
그런데 고려아연과 관련해 어떤 회사이기에 기술 유출 관련 이야기가 나오는 것인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신 듯합니다. 언론 등을 통해 이름은 많이 들어봐서 아는데 여전히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잘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아마 일반 소비자가 접할일은 없는 B2B 회사이기 때문일 것 샅은데요.
기사 속 궁금증을 풀어주는 이번주 [이건왜]는 고려아연이 어떤 회사인지에 대해 다뤄봅니다.
◇ 고려아연은 뭘 하는 회사인가요?
고려아연은 비철금속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것을 주 사업으로 하는 회사입니다. 비철금속이란 말그대로 철(Fe) 혹은 철 계통이 아닌 금속들을 말하죠. 아연, 연, 금, 은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회사 이름에 아연이 들어가는 것은 그 중 아연이 매출 비중이 큰 편이고 상징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런 금속들은 자연상에 존재하는데 이것들을 파는 것이 왜 어렵다는 것인지 의미하는지 이해를 못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이 금속들은 그대로 갖다가 팔거나 사용할 수 있게끔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광석에 포함돼 있기에 이를 녹여서 금속을 분리하고 추출한 다음 정제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마치 자연상태에 석유가 존재하지만 그대로 갖다가 자동차에 넣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로 생각하면 될 듯합니다.
◇ 국가적으로 중요하다고 하는 고려아연의 기술이 무엇인가요?
위에서 언급했듯 아연, 은 등 비금속들은 광석에서 따로 추출을 해야 하는데요. 고려아연에서 내세우는 기술은 이 금속을 추출하는 기술이 특별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보통 제련과정에서 아연을 추출하면 나머지 광석은 폐기하는데 고려아연은 통합공정으로 제련 과정에서 다양한 금속을 뽑아내고, 또 폐기물에서도 희귀 금속을 뽑는 기술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효율적으로 광석에서 필요한 금속들을 뽑아내다 보니 고려아연은 광산을 따로 소유하고 있지 않음에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2분기 고려아연은 98분기 흑자를 이어갔는데 영업이익률이 무려 8.8%에 달합니다.
고려아연은 이 같은 기술을 뺏기지 않기 위해 해외에선 국내와 다른 방식으로 제련소를 운영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금속 중 특히 ‘연’을 뽑아내는 기술이 어려운데 해외에 알려질 것으로 우려해 호주제련소에선 연은 추출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처럼 고려아연은 그야말로 기술을 바탕으로 한 ‘알짜회사’라 여기저기서 달려들 만 해 보입니다. 경영권 분쟁의 결과에 상관없이 국가적 입장에서 키우기 어려운 좋은 기업 하나 망가지는 결과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