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인프라 투자 수준 유지할 것”
새노조 “아현화재 재발 우려···졸속 결정 철회하라”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KT는 인력 구조 혁신 추진을 위한 노사 간 협의를 완료하고, 특별 희망퇴직 시행에 최종 합의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인력 재배치는 경쟁 및 시장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체질 개선 차원이다.
KT의 인력 구조 혁신은 효율화가 필요한 일부 직무를 재배치해 유연하고 신속한 업무 수행이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특히 직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부여하고 합리적인 수준의 처우 및 보상과 함께 고용 연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새로운 인력 구조 혁신 모델이다.
KT는 선로와 전원 등의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및 유지 보수 등의 업무를 전담할 2곳의 네트워크 전문 자회사를 신설하고 해당 회사 및 타 그룹사에 관련 직무와 인력을 재배치한다. 신설 회사는 기술 인력과 역량을 기반으로 ‘기술 전문 회사’로 포지셔닝해 외부 시장 진출 및 신사업 추진에도 나설 계획이다.
KT는 전문 기술을 보유한 직원들이 신설 회사 및 그룹사로 이동해 기존 근무 지역에서 업무를 지속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해당 회사에서 정년 도래 후에는 희망 시 3년간 촉탁직으로 고용을 보장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재배치될 직무를 수행하던 직원 중 신설법인 및 그룹사로 전출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특별 희망퇴직의 기회도 한시적으로 부여한다. 자율적인 선택 사항으로 특별 희망퇴직금을 포함한 합리적인 수준의 보상을 제공한단 방침이다. 특별 희망퇴직의 경우 해당 분야 직무의 직원 외 실 근속연수가 15년 이상이면서 정년이 6개월 이상 남은 전 직원 대상으로도 기회를 제공한다.
전출 또는 특별 희망퇴직을 선택하지 않고 회사에서 계속 근무하기를 원할 경우 공백 상권의 영업력 강화를 위한 전문 인력으로의 직무 전환도 가능하다. 이 경우 개인별 희망 근무지와 전문성 그리고 역량 수준을 고려해 배치하며 신규 직무에서도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8주간 직무 전환 교육도 이뤄진다.
KT는 네트워크 전문 신설법인 설립과 무관하게 네트워크 인프라에 대한 연간 투자는 유지할 방침이다. 또한 신설법인의 의사결정 체계는 효율적으로 이뤄져 현장 상황에 최적화한 유연하고 신속한 업무 수행이 가능할 것이란 게 회사의 설명이다. 이를 통해 네트워크 인프라 전반의 안정성과 품질은 유지 및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KT 관계자는 “AICT 회사로의 전환을 위한 인력 구조 혁신 차원으로 현장 전문회사 신설을 통해 현장 업무를 효율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각고의 혁신을 통해 최고의 역량을 갖춘 AICT 기업으로 성장하고, 그 결실이 산업 발전과 더 나아가 국가 경쟁력 발전의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설법인 및 그룹사 전출 희망자 접수는 오는 21일부터 24일, 25일부터 28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한다. 특별희망퇴직은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접수한다. 신설법인 설립은 내년 초를 목표로 마무리할 계획이다.
KT가 KT 제1노동조합과 인력 재배치에 합의를 이끌어 냈지만, 제2노조인 KT새노조는 통신인프라 인력을 구조조정하면 2018년 KT 아현지사 화재 사고로 빚어진 통신장애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KT새노조 관계자는 “KT 근간인 통신선로 및 네크워크 분야 대규모 구조조정안이 노사 합의라는 명분으로 통과됐다. 김영섭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과 이사회는 앞으로 아현사태가 반복될 우려가 큰 결정을 내린 데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져야 한다”며 “김 대표는 연임은 언급조차 말아야 한다. 우리는 반드시 그들에게 이 졸속 결정의 책임을 물을 것이다. KT새노조를 비롯한 구조조정 당사자 직원들과 노동, 시민사회는 KT의 이번 구조조정에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