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영향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이 경매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출 규제로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의 상승세도 꺾인 것이다.
11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9월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293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달인 8월 경매진행 건수인 3168건 대비 7.4% 줄어든 수준이다. 경매진행 건수만 줄어든게 아니다. 낙찰률은 전월(42.8%) 보다 6.1%포인트 하락한 36.7%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추석 연휴로 경매일정이 미뤄진 탓에 진행건수가 일시적으로 감소한 영향이 크다. 또한 지방 아파트 위주로 신건 비중이 커지면서 낙찰률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낙찰가율은 86.3%로 전월(86.2%) 대비 0.1%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고, 평균 응찰자 수는 전달(6.4명)과 비슷한 수준인 6.6명으로 집계됐다.
뜨거운 열기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은 한풀 꺾인 경매시장 분위기를 더 잘 드러낸다. 낙찰률은 45.6%로 전월(47.3%) 대비 1.7%포인트 하락했다. 낙찰가율은 94.3%로 전달(95.5%)에 비해 1.2%포인트 떨어지면서 4개월 만에 상승세가 꺾였다. 평균 응찰자 수는 6.6명으로 전월 대비 0.4명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등으로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매수세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권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경기도 아파트 낙찰률도 41.9%로 전월보다 1.4%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평택시 등 수도권 외곽지역 중심으로 심각한 적체 현상이 발생했다. 낙찰가율은 전월보다 0.6%포인트 낮아진 89.6%를 기록했다. 평균응찰자 수는 전월보다 1.5명 감소한 9.1명이다. 이는 10개월만에 처음으로 한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것이다.
인천아파트 낙찰률은 34.0%로 전월 대비 8.5%포인트 하락했다. 경매가 유예된 전세사기 피해 주택 중 수십여채가 다시 매각절차를 밟으면서 낙찰률이 급락했다. 낙찰가율은 82.1%로 전월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평균응찰자 수는 7.2명으로 전월보다 0.7명 감소했다.
그나마 부산과 울산 등 지방 5대광역시 가운데 일부 지역의 낙찰가율이 상승했다. 부산 아파트 낙찰가율은 전월(73.7%) 대비 7.5%포인트 상승한 81.2%를 기록해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80%선을 넘겼고, 85.8%로 집계된 울산은 전달(81.7%)에 비해 4.1%포인트 상승했다. 이밖에 광주 아파트 낙찰가율은 81.3%로 전달(84.2%) 보다 2.9%포인트 하락했으며, 대전(82.6%)과 대구(82.4%)도 지난달 대비 낙찰가율이 내려가긴 마찬가지였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이외 지역에서 고가낙찰(100% 이상) 비중이 확연히 감소한 것을 보면 대출규제에 대한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고가 아파트 시장 역시 타격을 받은 모양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