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카드사 상반기 카드론 수익 2조4009억원···전년比 9.1%↑
카드론 수요 확대로 잔액 최고치 경신···관련 수익 함께 늘어
카드업계 고정이하여신 증가···카드론 확대로 건전성 우려↑

카드업계 카드론 수익 추이/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카드업계 카드론 수익 추이/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올해 들어 카드론 잔액이 매달 역대 최다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카드사들이 카드론으로 벌어들인 수익이 2조4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8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카드론 수익은 2조400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조2005억원) 대비 9.1% 증가한 규모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롯데카드의 수익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롯데카드의 카드론 수익은 지난해 상반기 2708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158억원으로 16.6% 증가했다. 우리카드도 같은 기간 1843억원에서 2129억원으로 15.4% 늘었으며 현대카드 역시 작년 상반기(2739억원)보다 13.6% 늘어난 3110억원으로 10%대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하나카드는 8개 카드사 중 유일하게 카드론 수익이 감소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하나카드의 카드론 수익은 1727억원으로 전년 동기(1838억원)보다 6.1% 줄었다. 여타 카드사들과 달리 카드론 자산이 줄어들면서 카드론 수익도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6월 말 기준 하나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2조7138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241억원) 대비 10.3% 감소했다. 8개 카드사 중 1년 새 카드론 자산이 줄어든 곳은 하나카드가 유일하다.

하나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들은 일제히 카드론 자산이 증가했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8개 카드사의 카드론 자산은 37조63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4조8468억원)보다 8.0% 늘었다.

건전성 악화로 지난해부터 저축은행이 대출 문을 걸어 잠근 데 이어 최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까지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대출 수요가 카드사에 몰리고 있다. 그 결과 카드사 전반의 카드론 취급이 증가했고 카드론 수익 역시 함께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카드론 잔액은 올해 들어 매달 사상 최다를 갈아치우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NH농협카드)의 8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1조8310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7월 말 41조2266억원에서 약 6000억원 더 늘어나며 최고치를 또 한 번 경신했다.

카드론 수익이 늘어난 것은 일견 긍정적이지만 문제는 건전성 관리다. 카드론과 같은 대출성 자산은 수익성이 높지만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부실 대출도 함께 늘어나는 등 건전성 위험이 확대될 우려가 크다.

실제로 올해 6월 말 기준 8개 카드사의 고정이하여신은 1조9708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7452억원) 대비 12.9%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은 3개월 이상 원리금 상환이 연체된 부실채권을 의미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등 다른 업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진 탓에 대출 수요가 카드사에 쏠리면서 카드론 자산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카드론 잔액이 늘어나면서 관련 수익이 증가했지만 부실도 함께 늘어나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건전성 지표 관리를 위해 카드론 취급에 속도 조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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