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 시장 주목
인하 기대감 선반영 돼 거래량 폭발적 증가는 쉽지 않을 듯

지난달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초구 일대 아파트 전경 /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초구 일대 아파트 전경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숨 고르기 국면에 접어든 서울 부동산 시장이 금리 인하와 함께 변곡점을 맞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하루 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어서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금리인하가 거래량 감소와 평균거래가 인하 등 진정세에 접어든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며 슈퍼사이클(장기 상승)로 이어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하루 뒤인 오는 11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금융권에서는 기준금리를 3.50%에서 0.25%포인트 내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부동산업계에서는 금리인하 결정으로 다소 진정된 부동산 시장 거래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갖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시장금리에 반영돼 대출금리가 내려가면서 거래량 증가와 집값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서울 부동산 시장은 올 초부터 8월까지 유례없는 급등세를 보여왔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상승거래 비중이 50.3%로 절반을 넘어선 이후 7월 52.1%, 8월 52.2% 등 3개월 연속 상승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또한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지난 7월 8884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연초인 1월 2610건, 2월 2569건, 3월 4227건 등에 견주어보면 불과 반년 여 사이에 최대 3배 이상 급증한 수준이다.

그러나 매맷가 오름세는 이어지더라도 상승폭은 9월 들어서며 축소되고 있다. 9월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시행된 영향이다. 대출 가능금액이 줄어들다 보니 이때부터 치솟던 평균 거래가격도 꺾임세를 보였다. 일례로 서울 강남구 아파트 평균 거래가격은 8월 26억8395만원에서 9월 24억2955만원으로 한달 새 9.5%나 줄었다.

가계대출 급증세를 견인한 주담대도 감소했다. 4월 4조3433억원, 5월 5조3157억원, 6월 5조8467억원, 7월 7조5975억원에 이어 8월 8조911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가 지난달은 5조9148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 우세해진 것이어서 금리인하가 꺼져가는 불씨를 다시 살리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금리 인하가 된다면 부동산 시장에선 호재이고, 하반기 주택시장은 최근 대출 규제로 주춤한 상황에서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며 “반대로 금리 인하가 늦춰질수록 관망세가 길어지면서 상승은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금리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건 맞지만 규제가 여전한 상황에서 금리 인하가 당장 큰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가 주택시장의 이자 부담을 줄이는 효과는 있지만 인하 폭이 크지 않다. 게다가 스트레스 DSR과 금융권 대출 총량 규제와 겹쳐 당분간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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