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1회 투약 비만약 위고비, 국내 출시 임박
식약처, 오남용 부작용 주의···“투여 신중해야”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전 세계적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 국내 처방이 이달부터 시작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위고비 오남용 처방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9일 업계에 따으면 식약처는 이달 중순 노보노디스크 위고비 출시를 앞두고 비만환자 치료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경고를 내놓았다. 식약처는 글루카곤 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치료 주사제에 대해 “비만에 해당하는 환자의 경우에만 의료 전문가의 처방에 따라 허가된 용법대로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GLP-1은 음식을 섭취했을 때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혈당 조절에 중요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글루카곤의 분비를 억제해 허기를 지연시키고 체중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이달 국내에 선보이는 위고비가 대표적인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다. 경쟁 제품인 일라이릴리 ‘마운자로’도 같은 계열이다.
위고비는 지난해 4월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전문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만 환자 투약이 가능하다. 처방 대상은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30㎏/㎡ 이상인 비만 환자다. 또 BMI 27㎏/㎡~30㎏/㎡ 미만 과체중이면서 한 가지 이상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도 체중 감량 목적으로 처방이 가능하다. 위고비는 68주간 진행된 임상 시험에서 평균 15% 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고비가 출시되면 국내 비만약 판도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은 1780억원대로 역대 최고치였다. 그 중 삭센다 점유율이 37.5%로 가장 높았다. 현재 1위인 비만치료제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티드)’ 등의 비만약 수요가 위고비로 옮겨가고 관련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샥센다가 매일 주사해야 한다면 위고비는 주 1회만 투여하면 돼 투약 편의성이 개선됐다.
다만 비만치료제 오남용과 부작용 보고 사례도 꾸준히 제기되면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위고비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주로 위장관 관련 문제로 구역질·구토·설사·변비·복통 등의 증상으로 알려졌다. 드물게 췌장염, 저혈당증, 갑상선 종양, 알레르기 반응 보고돼 있다.
식약처는 비만 환자의 체질에 따라 부작용도 적지 않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또 제대로 된 처방 없이 온라인에서 개인끼리 판매·유통하는 등 무분별하게 퍼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식약처는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과 함께 해당 비만치료제 관련 이상 사례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의료기관 등을 대상으로 과대광고 행위도 점검할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의사 처방 후 약사의 조제‧복약지도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의약품이며, 약국개설자가 아니면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위고비 국내 공급 가격은 용량과 관계없이 37만2025원으로 정해졌다. 비만치료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품목으로 진료비와 처방비 등을 고려하면 80만원 안팎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