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카드업계 판관비 1조7761억원···전년比 3.29%↑
2023년 말 증가율 1.3%···올해 들어 증가세 확대
사업 영역 확대 과정에서 투자비·인건비 증가 영향

카드업계 판매비와 관리비 증가율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카드업계 판매비와 관리비 증가율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올해 들어 카드사들의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 증가세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탓에 비용 절감에 집중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판관비가 늘어나면서 카드사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8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판관비 총액은 1조776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조7196억원) 대비 3.29%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카드사들의 판관비 증가율은 매 분기 하락세를 나타낸 바 있다. 작년 6월 말 기준 8개 카드사의 전년 동기 대비 판관비 증가율은 4.53%였으나 9월 말 3.14%로 떨어진 데 이어 12월 말에는 1.28%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올해 들어 증가세가 다시 가팔라지면서 ▲3월 말 2.97% ▲6월 말 3.29%로 증가율이 높아졌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롯데카드의 판관비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기준 롯데카드의 판관비는 1906억원으로 전년 동기(1631억원) 대비 16.80% 증가했다. 하나카드는 1181억원에서 1313억원으로 11.15% 늘어나며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뒤이어 삼성카드(9.74%), 신한카드(5.83%), 우리카드(1.80%) 순으로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반면 KB국민카드와 BC카드는 판관비가 1년 새 각각 8.74%, 7.90% 감소했다.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여신전문채권(여전채) 금리가 치솟으면서 자금 조달 비용이 급증했고 고금리 장기화로 대손비용까지 늘어나며 카드업계 전반의 비용 감축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카드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알짜카드 단종에 나서며 비용 절감에 힘을 쏟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단종된 신용·체크카드 수는 총 373종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 단종된 카드 수가 159종인 것과 비교하면 2배를 뛰어넘는 규모다.

이런 비용 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들의 판관비 증가세가 가팔라진 이유는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과정에서 투자 비용과 인건비가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기 때문에 무이자 할부나 마케팅을 크게 확대할 여유가 있지는 않다”며 “다만 내실 경영을 위해 내부 시스템 효율화에 대한 비용이 늘어나면서 그에 대한 투자 및 개발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판관비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도 “디지털 사업 영역을 강화함에 따라 관련 인원 채용에 따른 급여가 늘어나는 등의 요인이 판관비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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