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는 왜 과학일까’ 하반기 콘텐츠 공개
에이스침대 성능, 안전성 테스트 내용 담겨
지난해 시몬스에게 1위 뺏겨 반등 기회 모색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에이스침대가 제품 테스트 현장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침대업계서 30여년간 부동의 1위를 기록했던 에이스침대는 지난해 매출 기준 시몬스에게 밀렸다. 에이스침대는 소비자들이 우려하는 유해물질 검사 과정을 공개하는 동시에 오너 3세의 경영을 참여시켜 반등 기회를 모색 중이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에이스침대는 최근 ‘침대는 왜 과학일까’ 캠페인의 하반기 콘텐츠를 공개했다.
올 상반기부터 전개한 이 캠페인은 실제 제품 테스트 현장을 촬영해 에이스침대만의 차별화된 성능과 안전성을 입증하는 내용이 담겼다. 영상에는 매트리스 양면 활용 테스트, 매트리스 공기 순환 테스트, 라돈 측정 테스트, 폼알데하이드 검출 테스트 등 4가지 시험이 포함됐다.
매트리스 양면 활용 테스트와 매트리스 공기 순환 테스트는 동일한 조건에서 에이스침대 매트리스와 일반 매트리스를 대비해 차별화된 성능을 보여주는데 중점을 뒀다. 또 라돈 측정 테스트와 폼알데하이드 검출 테스트의 경우 소비자들이 우려하는 유해물질 검사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기 쉽게 설명했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침대는 인체와 가장 밀접히 맞닿는 가구로 일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수면시간을 책임진다”면서 “건강과 직결되는 침대의 안전성을 입증해 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이고자 이번 영상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에이스침대가 영상을 공개한 배경엔 1위 탈환이 있다. 30년 넘게 업계 1위를 지키던 에이스침대는 지난해 매출 기준 시몬스에 밀렸다. 시몬스는 지난해 매출이 3138억원, 영업이익은 3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7%, 170%가량 오른 규모다. 반면 에이스침대는 지난해 매출 3064억원, 영업익 570억원으로 2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에이스침대는 매출이 1620억원, 영업이익 358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3%, 52.6% 증가한 규모다. 에이스침대는 소비자 가격 동결 원칙을 고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간 환율, 물류비 증가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가구업계 대부분이 제품 가격을 인상했지만, 에이스침대는 2017년 12월 이후 최근 7년간 단 두 차례만 인상했다.
시몬스는 올 상반기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안정호 시몬스 대표는 지난 9월3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국내 침대 1위를 달성한 것에 대해 “1, 2위가 제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고 그저 우리가 할 일을 할 뿐”이라며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보다 역성장하진 않았다”고 했다. 업계에선 시몬스가 올해도 1위 달성에 자신감을 내비쳤단 뜻으로 해석했다.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는 ‘형제 기업’이란 점에서, 업계선 양사의 경쟁 구도에 관심을 뒀다. 지난해 별세한 안유수 에이스침대 창업주의 장남인 안성호 대표는 에이스침대를, 차남 안정호 대표는 시몬스를 이끌고 있다. 에이스침대는 지난해 매출 1위 자리를 시몬스에게 내준데 이어 안전성에서도 밀렸다.
그간 시몬스침대는 라돈 안전 검사와 난연소재 사용 등을 강조해왔지만, 에이스침대는 지난 2021년부터 라돈 안전 검사 등을 중단했다. 특히 에이스침대는 올해 방충·향균·항곰팡이 케어 제품인 ‘마이크로가드 에코’를 홍보하고 ‘인체에 무해하다’는 표현을 사용해 환경부의 행정지도를 받는 등 안전 신뢰도면에서 타격을 입기도 했다.
에이스침대는 올해 반등 모멘텀을 만드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안성호 대표의 장남인 안진환씨는 지난해 입사해 과장 직책으로 근무 중이다. 안 대표는 지난해 안진환씨와 차남 안승환씨에게 주식을 증여했다. 안 대표는 장·차남에게 22만1800주(약 115억원)를 동일하게 증여했다.
에이스침대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6월말 기준 안성호 대표의 지분율은 70.56%다. 그 뒤로 안 대표의 여동생인 안명숙씨(4.99%), 안진환씨와 안승환씨가 각각 2% 지분율을 보유 중이다.
현재 안 대표는 1968년생으로 젊은 편에 속해, 경영에서 손 떼기엔 아직 이르다. 다만 에이스침대는 일찍부터 장남의 경영 참여를 독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안 대표 역시 20대 후반 나이에 에이스침대에 입사해 장기간 경영 수업을 받고 승계에 나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에이스침대가 한때 경쟁사 대비 제품 가격이 높다는 지적이 있었고, 라돈 검사를 중단하면서 소비자 우려가 커졌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시몬스에게 1위 자리를 내준 상황에서 에이스침대가 올해 1위를 되찾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