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예탁금 56조원대 회복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최근 채권형 펀드 인기가 시들고 있다. 한때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라 올랐던 채권형 펀드 인기가 채권값 고평가 부담에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은 지난 2일 기준 61조230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 달 전(9월2일·61조7546억원)보다 소폭 줄어든 규모다.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 사진=연합뉴스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 사진=연합뉴스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48조8366억원에서 49조2395억원으로 4029억원 늘었다.

올해 6월만 해도 국내 채권형 펀드는 한 주 사이에 1조원 이상 설정액이 늘어나는 등 인기가 치솟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상황이 뒤바뀌었다.

업계에선 한국은행이 이번 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통상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 앞으로 채권 금리 추가 하락에 따른 차익을 노리는 채권형 상품 투자 수요가 증가한다.

한국은행은 오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 3.25%에서 3.5%로 인상된 후 지난 8월 금융통화위원회까지 13차례나 동결된 상태다.

특히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6% 내려가면서 2021년 3월 이후 3년6개월 만에 1%대 진입했다는 점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다만 최근 채권 금리가 계속해서 떨어지면서 줄어든 금리 수준에 기준금리 인하가 앞서 선반영된 바 있다. 따라서 한국은행이 실제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큰 투자 이익을 얻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반면 투자자 예탁금은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일 56조3313억원으로 지난달 25일 대비 4조2691억원이 늘었다. 지난달만해도 50조~52조원대에 머물렀던 투자자 예탁금은 최근 56조원대를 회복했다. 투자자 예탁금은 투자자가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잔금의 총합을 의미한다.

업계에선 최근 증시가 장기간 횡보하자 국내외 금리 인하 추세 등을 감안해 저가 매수 유인이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증시 열기를 보여주는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2일 기준 17조5831억원으로 지난달 25일(17조4394억원) 대비 소폭 늘었다. 신융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자신의 자금을 일부만 투입하고 나머지는 증권사로부터 대출받아 주식을 매입하는 거래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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