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금리도 올려···이자이익 증가 예상
지방금융지주도 실적 늘어날 전망
적극적인 '밸류업' 정책 내놓을 가능성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서울 사옥 전경 / 사진=각 사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서울 사옥 전경 / 사진=각 사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대형 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난 동시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으로 가계대출 금리를 올린 결과 이자이익이 급증할 것이란 관측이다. 

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3분기 순익 예상치는 총 4조7881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4조4423억원) 대비 7.8% 늘어난다는 예측이다.

KB금융의 순익은 1조49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7%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13.55% 늘어난 1조3840억원, 8.31% 확대된 1조435억원으로 점쳐진다. 다만 우리금융은 6% 줄어든 8633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지주가 3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관측되는 근거는 가계대출 급증이다. 3분기 가계대출이 크게 불어나면서 은행의 이자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9월 26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594조1503억원으로 6월 말(573조6676억원) 대비 20조4827억원이 늘었다. 4~6월 증가액(10조4074억원)에 비해 10조원이 많다. 부동산 거래량 증가세가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확대되면서 주담대가 급증한 결과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를 막기 위해 은행들로 하여금 대출금리를 올리도록 유도했기에 이자이익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은 지난 7~8월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22차례 인상했다. 이에 3분기에 시장금리가 하락했지만 은행의 이자자산에 대한 수익성(순이자마진ㆍNIM)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금융지주도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3대 지방금융지주회사(BNK·JB·DGB)의 3분기 순익의  예상치는 53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9%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지방금융지주도 가계대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로 인해 주요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잇따라 인상하면서 지방은행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더불어 2분기에 대손충당금 대규모로 쌓았기에 3분기엔 비용 부담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금융지주가 3분기에도 실적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시장에선 주주환원 정책에도 관심이 모인다. 특히 KB금융, 하나금융은 정부가 발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편입되지 못하면서 더 적극적인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밸류업 지수에는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지주만 포함됐다. 특히 KB금융은 다음달 실적발표와 동시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할 예정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이번에 지수 편입이 무산되면서 한층 전향적으로 주주환원율 확대를 도모할 공산이 크다"며 "명시적인 주주환원율 제시보다는 단기간에 50%를 크게 웃돌 수 있는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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