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지표 호조···경기침체 우려↓
다음달 4일 미 노동시장 지표가 변수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비트코인이 이번주(23~29일)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긍정적 효과에 대한 기대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다.
29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5분 비트코인은 6만5935달러(약 8651만원)으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3.83% 올랐다. 지난 23일부터 26일 오전까지 비트코인은 6만3540달러선에서 횡보했지만 이후 가파르게 오르더니 27일 오전 6만6000달러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비트코인이 급등한 이유론 미국 경제 지표가 양호한 수준으로 나온 점이 꼽힌다. 26일(현지시각)미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2분기(4월~6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연 3%를 기록했다. 이는 월가의 예상을 2.9%를 넘어서는 수치다.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는 우려를 해소할 만한 결과다.
지난달부터 미국 경제가 빠르게 식고 있단 우려가 나오면서 비트코인 시세가 부진에 빠진 바 있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여전히 호조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회복된 것이다. 미국 경제가 완만한 성장을 유지하는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내리면 대규모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대거 유입될 수 있다.
연준은 지난 17∼18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연 후 기준금리 목표범위를 기존 5.25∼5.50%에서 4.75∼5.0%로 0.5%포인트 인하했다. 더구나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기준금리를 추가로 0.5%포인트 하향조정할 수 있다는 것도 시사했다. 당시 공개된 새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에서 올해 말 금리 전망치 중간값도 5.10%에서 4.40%로 낮아졌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자 비트코인 현물 ETF로 자금이 대거 들어왔다. 지난 25일 하루 동안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인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에 약 1억 8500만 달러(약 2435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전날에도 9890만 달러(약 1285억)가 추가로 투자됐다. 전체 비트코인 현물 ETF로도 5일 연속 자금이 순유입됐다.
더불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최근 블랙록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옵션 상품을 승인한 점도 비트코인 상승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 옵션 상품의 승인은 기관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수요 증가로 이어져 추가적인 자금 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다음달 4일(현지시각) 발표되는 미 9월 노동시장 지표 발표에 따라 비트코인 시장은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 증가율이 예상을 밑돌고 실업률이 예측보다 높으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월가에선 9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14만4000명 증가하고, 실업률은 4.2%를 유지했을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