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의 상승전환, 아파트 대체재 성격의 중대형 평형이 이끌어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이자 아파트 대체재인 오피스텔이 일부 지역에서 상승 전환하고 있다. 그동안 고금리와 전세사기 여파로 하락세였는데 2년 만에 바뀐 것이다. 이번 오피스텔 가격 상승은 아파트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운 수요자들이 하나 둘 오피스텔로 눈길을 돌리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소형평형보다는 중대형 평형이 시세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1년간 전국 오피스텔의 전용 85㎡ 초과 타입은 17%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용 40㎡ 이하의 매맷가가 6% 상승하는 데 그친 점에 견주어보면 대형평형이 시세 반등을 이끈 것이다.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도 상승세다. 지난 7월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는 한 달 전 대비 0.1% 올라 100.58을 기록했는데, 이는 2018년 1월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수준이다.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은 지난 2~3년간 고금리와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수요가 급속도로 줄었다. 여기에 사회적 문제로 불거진 역전세난이나 전세사기 등으로 인해 오피스텔 전세금 회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임차인까지 오피스텔에 등을 돌리게 됐다. 월세를 받기 어려우니 매수자도 감소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오피스텔 매매는 7685건으로, 2022년 같은 기간 1만4486건에 견주어보면 반토막난 수준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기 시작했다. 정부가 1·10 부동산 대책을 통해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 차원에서 일부 오피스텔, 빌라 등에 한해 최초 구입할 경우 취득세, 양도세, 종부세 산정시 주택수에서 제외해 세금 부담을 낮추겠다고 밝히면서다. 이에 따라 지난달에는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가 직전월 대비 0.03% 오르며 2022년 9월 이후 23개월 만에 상승하는데 성공했다.
권역별로 보면 영등포·양천·동작·강서구 등이 있는 서남권(0.09%), 마포·서대문·은평구 등이 위치한 서북권(0.06%), 노원·도봉·강북구 등이 있는 동북권(0.03%)은 8월 오피스텔 매매가격이 전달 대비 상승했다. 반면 용산·종로·중구가 있는 도심권(-0.01%)과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가 있는 동남권(-0.06%)은 하락했다.
거래량도 늘고 있다. 서울 오피스텔의 올해 1~8월 거래량은 이날 기준 6705건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거래량인 5576건보다 20.2% 증가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단기간에 급속도로 상승함에 따라 가격에 부담을 느낀 주택 실수요자들이 역세권 오피스텔로 눈을 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앞으로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오피스텔은 아파트 대체재의 성격이 짙은데, 아파트 수요가 계속 옮겨붙기에는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폭도 완만해지고 있어서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 폭은 이달 들어 0.23%(9월 9일)→0.16%(9월 16일)→0.12%(9월 26일)로 둔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