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I 반도체 팹리스 투자 ETF도 상장
‘콜 매도 비율’ 고정한 커버드콜 ETF도 나와

표=정승아 디자이너.
표=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이번 주(9월 23~27일) 투자상품 시장에서는 물가 상승률을 초과하는 투자 수익률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한 연금 특화 펀드들이 나와 주목됐다. 이 밖에 미국 AI(인공지능) 반도체 팹리스(설계 기업)에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 높은 분배금에 자본 차익까지 노리는 커버드콜 ETF도 투자자들에게 선보였다.

◇ 물가 상승률 초과 성과 추구하는 연금 특화 펀드 나와

방치된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투자상품인 디딤펀드가 이번 주에 나왔다. 디딤펀드는 주식, 채권 등으로 투자 자산을 다양화해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밸런스펀드(BF) 유형의 연금 특화 상품이다. 물가 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금융투자협회를 중심으로 주요 운용사가 1년여간 준비했다. 

디딤펀드는 낮은 위험 자산(주식 등) 비중으로 진입장벽을 낮춰 원리금보장형과 실적배당형 사이 디딤돌 역할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주식 비중을 50%보다 낮게 설정해 퇴직연금 계좌에서 100% 한도로 투자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이를 통해 물가 상승률을 넘어서는 수익을 추구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자산운용사 25곳에서 ‘디딤’ 간판을 단 펀드들이 일제히 나왔다. ‘1사 1펀드’ 원칙에 따라 각 운용사가 자산배분 역량을 집중한 하나의 대표 펀드를 내놨다. 자산운용사 25곳 중 15곳은 디딤펀드를 새로 내놨고 나머지는 기존 자산배분펀드 상품을 디딤펀드 조건에 맞게 재설정했다.

몇몇 상품을 살펴보면 KB자산운용의 ‘KB 디딤 다이나믹 자산배분 펀드’는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과 채권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전략을 취한다. 채권 투자를 통해 이자수익을 안정적으로 가져가면서 주식 비중을 30~50% 범위 내에서 유연하게 조정해 초과수익을 추구한다.

신한자산운용의 ‘신한디딤글로벌EMP펀드’는 투자위험이 상이한 주식, 채권, 대체자산 등에 분산투자한다. 여기에 50% 이상 ETF에 투자해 위험분산 효과를 극대화했다. 해외주식과 국내채권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금리상승 및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해 대체자산에 일부 분산 투자한다는 특징이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키움디딤더높이EMP펀드’는 빅데이터를 통한 AI(인공지능) 기반의 자동 자산배분 시스템과 유연한 시장 대응 능력을 통해 투자 위험을 최소화하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분석에 따라 오랜 기간 투자를 하더라도 사람이 운용하는 펀드에 비해 운용철학을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 미국 AI 팹리스 투자 ETF 상장

이번 주에는 다수의 ETF도 상장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한국거래소에 ‘TIGER 미국AI반도체팹리스’ ETF를 신규 상장시켰다. 이 ETF는 AI 반도체 시장의 핵심인 미국 팹리스 기업들에 투자한다. 

팹리스는 생산 시설이 없는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들로, 최근 AI 반도체 산업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퀄컴, ARM 등 현재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주요 기업들은 모두 팹리스 기업이다.

ETF 기초지수는 ‘Mirae Asset US AI Fabless Index’다. 미국 상장 팹리스 기업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추가로 IP(반도체 회로 라이선스) 및 EDA(반도체 설계 자동화 툴) 기업 등도 포함한다. 모두 생산 시설을 뜻하는 팹(Fab)이 없는 반도체 설계 관련 전문 기업들이다.

지난 23일 기준 이 ETF의 팹리스 리드 기업 상위 5종목(엔비디아, 브로드컴, AMD, 퀄컴, ARM)의 투자 비중은 약 90% 수준이다. 포트폴리오에서 인텔 등 생산과 설계를 동시에 하는 IDM기업과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아날로그 기업들을 제외해 레거시 반도체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정의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반도체 산업이 고도화되면서 설계에 필요한 R&D와 생산에 필요한 CAPEX(설비투자) 지출은 양립될 수 없다”며 “TIGER 미국AI반도체팹리스 ETF를 통해 AI 시장 각 분야의 주도권을 잡은 미국 주요 반도체 팹리스에 집중 투자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 국내 첫 ‘콜 매도 비율’ 고정한 커버드콜 ETF 등장

KB자산운용은 ‘RISE 미국배당100 데일리 고정 커버드콜’ ETF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국내 출시 주식형 커버드콜 ETF 중 처음으로 콜매도 비율을 고정한 상품이다.

커버드콜은 기초자산 매수와 동시에 콜옵션을 매도하는 대표적 옵션 투자전략이다. 커버드콜을 활용하면 주가가 하락할 때는 옵션 매도 프리미엄만큼 손실을 완충하고, 반대로 주가가 상승할 때는 일정 수준으로 수익률이 제한된다.

이 ETF는 옵션 매도를 적은 비중으로 유지해 기초자산의 장기적 가격 상승에 참여하는 고정 커버드콜 전략을 적용한다. 기존의 커버드콜 상품처럼 고정된 연간 목표 분배율을 설정하는 대신 콜매도 비율을 기초자산의 10%로 고정해 매일 매도하면서 시장 상승에 대해 90% 수준으로 적극 참여하고 월 분배 재원을 확보하는 구조다.

미국 대표 배당성장 ETF인 ‘슈와브 US 디비던드 에쿼티(티거명 SCHD)’와 같이 10년 연속 배당으로 검증된 미국 상장 배당 성장 핵심 기업 상위 100종목에 분산 투자한다. 동시에 ‘SPDR S&P500 ETF 트러스트(SPY)’의 데일리 콜옵션을 10% 매도해 자본수익과 인컴수익을 동시에 추구한다.

김찬영 KB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RISE 미국배당100 데일리 고정 커버드콜 ETF’는 콜옵션 매도 비중을 수시로 변경해야 하는 기존 상품과는 달리 ‘고정 커버드콜 전략’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장기 성장과 안정성이 입증된 미국의 대표 배당성장주에 투자하는 만큼 장기 적립식 연금 투자상품으로도 적극 추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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