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신용평가사 등 중소형사 부동산PF 리스크 우려
부동산 금융에 편중된 수익구조도 수익성에 부정적 평가
“실적 기대 요인도 있어···중소형사 내에서도 양극화” 전망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직격탄을 맞은 국내 중형 증권사들이 올해 3분기에는 실적 만회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부동산PF 리스크가 여전히 어깨를 짓누르고 있어 추가적인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있는 한편 채권 운용 성과에 따라 실적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이 1조원 이상 3조원 미만의 중형 증권사 8곳 중에서 지난 2분기 순이익이 1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 증권사는 5곳(한화투자증권, 유안타증권, iM증권, BNK투자증권, IBK투자증권)이었다. 이들 중 한화투자증권과 BNK투자증권은 각각 193억원, 7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iM증권은 765억원의 순손실을 봤다.

표=정승아 디자이너.
표=정승아 디자이너.

이들 중 대부분은 부동산PF 리스크 관련 충당금 적립에 따른 실적 부진이었다. iM증권은 2분기에만 부동산PF 관련 1509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했고 한화투자증권과 BNK투자증권은 각각 289억원, 414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금융당국이 지난 5월 부동산PF의 사업성 평가 기준을 강화함에 따라 충당금 적립 규모를 늘린 것이다.

문제는 올해 하반기 역시 실적 우려가 남아 있다는 부분이다. 지난해와 올해 부동산PF 부실을 대비해 충당금을 대거 쌓았지만 여전히 리스크가 남아있다는 평가가 곳곳에서 나온다. 부동산PF 사업장 부실 가능성에 따라 추가로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상황이 올 경우 지난 2분기와 같은 부진한 실적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비(非)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이 종투사 대비 상대적으로 크다’고 밝혔다. 비 종투사가 종투사 대비 고위험 부동산PF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으로 정리계획과정(경·공매)에서 충당금 적립분을 상회하는 손실 발생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봤다.

여기에 나신평은 부동산 금융 비중이 높다는 점도 수익성 악화 우려를 낳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비 종투사는 부동산 금융 호황 시기 단기간 내 빠르게 부동산 금융을 확대하며 부동산 금융 의존적인 사업구조를 보유하게 됐는데 향후 저하된 수익창출력의 회복에도 어려움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은행 역시 중소형 증권사의 부동산PF에 따른 수익성 악화 가능성을 진단한 바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6일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통해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익스포저 규모가 큰 증권사일수록 수익성(ROA·총자산수익률)도 낮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특히 중소형사의 수익성 저하 가능성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PF 사업장 재평가에 따른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이나 손실 인식이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일각에선 증권사들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많이 적립해왔다는 점에서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증권사들의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은 총 3조2000억원 규모로 평가되는데 국내 증권사들이 쌓은 충당금은 3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채권금리 하락으로 인해 운용 평가수익 확대가 기대된다는 점도 3분기 실적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분류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의 경우 초대형IB와 이외의 증권사 실적이 양극화되는 모습을 보였다면 올해 하반기에는 중소형사 사이에서도 실적 차별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와 함께 수익 다각화에 공을 들인 중소형사의 경우 양호한 실적 흐름이 나올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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