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수수료 무료 이벤트 이어 1년 만에 재진행
유일 수입원 수수료 수익 포기하고 영업 계속···지속성 없어
최대한 시장점유율 확대 및 회원 유입 효과 극대화 목표
미 대선과 기준금리 인하 시점 맞물려 가상화폐 시장 업황이 변수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빗썸이 무료 수수료 이벤트를 시작했지만 그 효과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거래소의 유일한 수입원인 수수료 수익을 포기하고 영업을 계속해야 하는 만큼 시장점유율 확대와 회원 유입 효과가 확실히 있어야 하는데 지속성을 유지하기에는 어렵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고 해도 단기간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안팎에서는 미국 대선과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맞물려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상화폐 시장 업황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빗썸은 수수료 전면 무료 이벤트를 시작했다. 앞서 빗썸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는데 1년 만에 다시 꺼내든 셈이다.
1년 전과 차이점이 있다면 이번 수수료 전면 무료 이벤트는 사전 등록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사전 등록 기간은 오는 30일 오후 6시까지다. 등록을 완료한 회원들은 다음달 1일부터 원화 마켓과 비트코인(BTC) 마켓에서 모든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벤트는 별도 공지 시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이번 이벤트 기간 동안 이뤄지는 거래금액은 멤버십 산정 대상에 포함된다. 단, 메이커 리워드와 특별 메이커 리워드 포인트는 지급되지 않는다.
사실 수수료 전면 무료는 가상자산 거래소에 출혈이 가장 큰 이벤트다. 거래소의 유일한 수입원이라 할 수 있는 수수료를 일절 받지 않은 채 영업을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빗썸이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할 당시 포기한 한 달 수익은 약 400억원으로 전해졌다. 지속성을 유지하기에는 어렵다는 점에서 단기간이라도 유의미한 효과가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수수료 무료 이벤트로 기대할 수 있는 유의미한 효과는 시장점유율 확대와 신규 회원 수 증가다.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 간 진행됐던 무료화로 빗썸의 점유율은 10%대에서 30%까지 상승한 바 있다. 일시적으로 알트코인 거래가 폭증하면서 업비트를 추월하기도 했다. 시장점유율이 확대되면서 신규 회원 수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도 지난번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가상화폐 시장 업황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가상화폐 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 미국이 본격적인 금리 인하 시기에 접어든 가운데 대규모 자급이 유입되는 미국 대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나 낮춘 데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도 잇따라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 완화와 지원을 약속하고 나섰다. 줄곧 가상화폐에 친화적인 발언을 쏟아냈던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에 이어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역시 지난 22일 "가상화폐를 포함한 혁신 기술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두 이벤트 모두 유동성을 증가시키는 재료로 평가받는다.
일각에서는 빗썸의 수수료 전면 무료 이벤트 행보가 기업공개(IPO)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상장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업종 내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장기간 지속 가능한 실적을 내야 한다. 지난해 반도체 설계업체인 파두가 실적을 부풀려 상장됐다가 주가가 폭락해 파문을 일으킨 뒤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 요건은 더욱 엄격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국내 시장에서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점유율에 허덕이면서 업황에 따라 실적이 요동치는 현 상황에서는 빗썸이 상장 심사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빗썸이 수수료 수익 포기를 감수하더라도 업비트와 대등한 점유율 경쟁을 펼칠 정도로 시장 내 위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가동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가상화폐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이던 장기적이던 무료 수수료 효과가 어느정도 입증된 이상 이번 이벤트 역시 점유율 확대와 신규 고객 수 증가에 있어 효과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국내 가상화폐거래소는 대부분의 수익이 수수료에서 나오기 때문에 빗썸의 실적 개선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