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서 0.5%포인트 인하 단행···2년6개월 만에 정책 변화
점도표 통해 올해 내 0.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도 내비쳐
뉴욕 증시 최고가 기록했다가 매물 쏟아지며 하락 마감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년 반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통화정책 전환에 나섰다. 금리 인하 수준도 0.5%포인트를 내린 이른바 ‘빅컷’이었고, 올해 남은 기간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도 내비쳤다. 미국 뉴욕 증시는 금리 인하 기대에 상승세를 보이다 반락했다.
◇ 연준 빅컷 단행···긴축 기조 대변화
연준은 18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에서 4.75∼5.0%로 0.5%포인트 내렸다. 연준의 금리 인하는 코로나19 팬데믹(대확산) 위기 대응을 위해 급격히 금리를 낮췄던 2020년 3월 이후 4년 반 만이다.
이번 빅컷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긴축 통화 정책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은 것으로 해석된다. 연준은 그동안 치솟았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2022년 3월부터 2023년 7월까지 금리 인상 기조를 보였다. 이 기간 미국 기준금리 밴드 상단은 0.25%에서 5.5%로 높아졌다.
연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인플레이션은 FOMC의 2% 목표를 향해 더 진전을 보였지만 여전히 다소 올라가 있는 상태”라면서도 “FOMC는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2%를 향해 가고 있다는 더 큰 자신감을 얻었고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에 대한 리스크는 대체로 균형을 이뤘다고 판단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연준은 “기준금리의 목표 범위에 대한 추가 조정을 고려하며 위원회는 앞으로 나올 데이터와 진전되는 전망, 리스크들의 균형을 신중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 악화를 막기 위해 연준이 선제적인 금리 인하에 나섰다는 평가다. 앞선 이달 6일 미국 노동부는 8월 비농업 고용이 전월 대비 14만2000명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16만명가량 증가를 예상했던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수치다.
연준은 올해 안에 0.5%포인트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날 발표한 점도표에서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를 종전의 5.1%에서 4.4%로 낮춘 것이다. 내년 이후 기준금리 중간값은 2025년 말 3.4%(6월 예측치 4.1%), 2026년 말 2.9%(6월 예측치 3.1%), 2027년 말 2.9%(6월 예측치 없음)로 각각 예상했다.
◇ 기대감에 올랐던 뉴욕 증시, 반락하며 마감
연준이 빅컷에 나섰지만 이날 뉴욕증시는 약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103.08포인트(0.25%) 내린 41503.10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16.32포인트(0.29%) 내린 5618.26에,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4.76포인트(0.31%) 하락한 17573.30에 각각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날 오후 연준의 빅컷 결정 소식에 장중 41981.97까지 오르며 한때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S&P500도 기준금리 인하 발표 후 5689.75까지 상승하며 장 중 한때 사상 최고치 기록을 다시 쓰기도 했다.
연준의 발표 이후 지수가 하락한 것은 재료 소멸과 추가적인 금리 인하 기대감 하락 영향으로 풀이된다. 연준의 빅컷 가능성이 시장에 어느 정도 선(先)반영 됐던 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향후 인하 속도에 대해 서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다.
여기에 연준의 빅컷 결정이 오히려 시장의 경기침체 우려를 키운 것도 증시에 부담을 줬다. 이날 연준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0%로 예상했는데 이는 지난 6월 발표한 2.1%에서 0.1%포인트 낮춘 것이다. 연말 실업률도 4.4%로 예상해 6월 예측치(4.0%)보다 0.4% 포인트 높였다.
한편 미 국채 금리도 반등 마감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이날 뉴욕증시가 마감될 때 3.72%를 기록했다. 이는 전날 대비 7bp(1bp=0.01%포인트) 오른 수치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도 같은 시간 3.63%로 하루 전 같은 시간 대비 3bp 올랐다.
국제 금값도 이날 장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하락 마감했다. 이날 장중 금 현물 가격은 미 동부시간 연준의 빅컷 발표 후 온스당 2599.92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미 증시가 마감 무렵 전날 종가 대비 0.7% 낮은 2552.49달러로 반락했다.
국제유가는 이날 연준의 금리 결정에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70.91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0.39% 하락했다. 11월 인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73.65달러를 나타내며 전장 대비 0.07% 내린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