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우려 해소···금리인하 긍정효과 주목
전 연은 총재 "다음주 연준 '빅컷' 가능성 커"
마이크로스트레티지, 비트코인 1.5조 사들여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비트코인이 이번 주(9~15일) 미국 기준금리 인하의 가능성이 커진 영향으로 급등했다. 그간 시장을 뒤덮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면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전환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0분 비트코인은 6만249달러(약 8025만원)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11.11% 크게 올랐다. 지난 주말 5만4000달러 선을 기록하던 비트코인은 주초부터 우하향하기 시작하더니 14일 오전 6만달러 선을 넘어섰다. 비트코인이 6만 달러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달 27일 이후 17일 만이다.
이번 주 비트코인이 급등한 이유는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어느 정도 해소됐기 때문이다. 11일(현지시각) 미 노동부에 따르면 8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2%, 전년 동기 대비론 2.5% 오르며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다음날 발표된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달 대비 0.2% 상승해 시장 예상치 0.1% 상승을 웃돌았다. 미국 경기가 아직 침체 국면으로 가지 않았단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시장에선 오는 17~18일에 열리는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빅컷’(0.5%포인트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9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인하될 확률을 45%로 보고 있다. 전날 28% 안팎에서 하루 만에 17%포인트 올랐다.
게다가 과거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지낸 윌리엄 더들리가 다음 주 연준의 빅컷가능성을 주장했다. 13일(현지시각) CNBC 등에 따르면 더들리 전 총재는 전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브레턴우즈 포럼에서 "0.5%포인트 (인하를) 주장할 수 있는 강력한 논거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나라면, 내가 무엇을 추구할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비트코인도 시세가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증시도 크게 올랐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이번 한 주 동안 4.02% 올라 2023년 11월 초 이후 가장 높은 주간 수익률을 기록했다. 나스닥도 같은 기간 5.95% 치솟아 작년 11월 초 이후 수익률이 가장 좋았다.
게다가 단일 기업으로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 추가 매입에 나섰다. 설립자 마이클 세일러는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지난달 6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총 11억1100만달러(약 1조4798억원)를 들여 비트코인 1만8300개를 매수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1개당 평균 구매 단가는 6만408달러다. 가상자산 시세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대거 사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선 낙관론이 다시 나온다. 특히 미 대선과 관련 없이 비트코인이 최고치를 찍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12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스탠다드차터드의 전략가 제프 켄드릭은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비트코인 상승랠리는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누가 이겨도 비트코인은 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 후보가 우승하는 최고의 시나리오에서는 12만5000달러까지 치솟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리스 후보가 이겨도 비트코인 가격이 7만5000달러까지는 급등할 것"이라며 "해리스의 승리 직후 비트코인 가격이 소폭 조정받을 수 있지만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는 과정에서 결국 신고가를 경신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